연말로 접어들면서 내년도 대구시장 선거가 다자 경쟁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자천타천 후보군은 많지만 '눈치만' 살피던 밋밋하던 예비 선거전이 일부 후보들의 앞선 출마 선언으로 본격적인 경쟁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대구시장 후보군은 10여 명에 이르지만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같이 시장 후보군들이 '변죽'만 울리다 그치는 전례를 되풀이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이 선수(先手)를 치고 나옴에 따라 눈치를 살피던 예비 후보군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수면 아래에서 본격 경쟁 구도로
김범일 현 시장의 3선 의지는 분명하다. 재선 시장으로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3선 출마에 나설 예정이다.
김 시장 측근들은 "지방선거가 아직 6개월 남아있어 현직 시장이 3선을 공식화하기는 이르다"며 "재임 기간 동안 국가산업단지 유치 등 굵직한 일들을 해냈고 마무리할 일들이 있는 만큼 공식 출마 선언이 없더라도 3선 도전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는 김 시장을 중심으로 다수 후보들이 도전하는 다자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일단 잠재적인 시장 예비 후보군은 10여 명에 이른다.
주성영 전 의원을 비롯해 조원진, 서상기 의원과 배영식, 권영진 전 의원 등이 시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이재만 동구청장과 이진훈 수성구청장을 선두로 윤순영 중구청장도 여성 몫 광역단체장을 노리고 있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와 달리 잠재 후보군이 넘치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다.
첫째는 후보군들이 김 시장이 부시장을 포함해 10여 년 동안 시정을 이끌어온 만큼 시민들이 '3선 단체장'에 대한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3선 단체장이 지역 기반은 탄탄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참신성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는 것.
상향식 공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의 내년 지방선거 공천자 결정 방식은 경선이다. 일반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당 소속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서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경선 구도는 본선과 달리 낙선의 부담이 훨씬 적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는 상향식 공천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경선을 하면 다수의 후보가 경선전에 뛰어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두 달 뒤 시장 후보군 줄어들 듯
10여 명에 이르는 대구시장 후보군은 서서히 정리될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후보군이 난립하는 이유는 김 시장에 맞설 경쟁력 있는 주자가 없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는 후보들이 계속 나타나면 눈치를 보던 후보 중 상당수가 출마 포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즉 잠재적 후보군이 많은 이유는 '차기 시장 선거'에 강력하게 도전장을 던진 후보들이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 접어들면 대구시장 후보군이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지역 국회의원들이 의견을 수렴해 특정 후보를 시장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없는데다 일부 전망처럼 청와대에서 특정 후보를 밀 가능성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특정 후보 추대 분위기로 정리되던 예전 대구시장 선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 후보군들은 독자 선거운동을 통해 자생력을 갖고 경선에 나서야 하는 만큼 시장 후보 공천장을 거머쥐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다수 후보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 경선을 거칠 수밖에 없고 상당수 후보는 중도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남은 후보들 간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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