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마오쩌둥

중국 전 국가 주석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년)만큼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드물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설립한 '붉은 대륙의 아버지'란 수식어가 따라붙는가 하면 '20세기 최악의 정권'이란 비난이 교차한다.

네덜란드의 학자 프랭크 디쾨터는 저서 '마오의 대기근'에서 마오를 20세기 최악의 정권으로 묘사했다. 1958년부터 1962년까지 마오가 '영국을 앞지르자'며 벌인 '대약진운동' 기간에 중국에서 4천500만 명이 굶어 죽거나 맞아 죽었다고 썼다. 인육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이 책으로 디쾨터는 2011년 '새뮤얼 존슨 논픽션상'을 받았다.

학자마다 사망자 수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 기간 중국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던 것은 분명하다.

중국 인구사 연구자 조수기는 최근 연구에서 마오의 대약진운동 시기 중국에서 '비정상적으로 사망한 인구'가 약 3천25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쓰촨성에서 920만 명, 안후이성 633만 명 등 성마다 수백만 명의 '비정상적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시기 사망자 가운데 6~8%는 공산당 간부나 민병에게 맞아 죽은 경우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집단화된 마을 식당 출입을 거부당해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우파 지식인 마오위스도 마오가 당시 인구(6억 명)의 5% 수준인 3천600만 명을 굶어 죽게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책임을 덮으려 문화대혁명(1966~1976년)을 일으켜 또 1천만 명을 죽였다. 그의 정책으로 죽은 사람이 최소 5천만 명이라는 것이다. 마오는 끊임없이 혁명을 내세웠지만 그 자신 혁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오늘은 마오쩌둥이 탄생한 지 120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고향인 후난성 샹탄현 사오산 마을이 전국에서 몰려온 추모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100만 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이 올 11월 현재 1천만 명을 넘겼다. 죽은 마오는 오늘날 중국인들에게 복을 부른다는 복신(福神),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재신(財神)으로 추앙되고 있다. 마오가 태어날 당시 후난성의 대표적 오지였던 사오산은 오늘날 중국인의 대표적 성지로 탈바꿈했다. 한때 수많은 백성을 굶어 죽게 한 지도자가 훗날 반신(半神)으로 숭배받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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