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권영진 당선인에게 바란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대구광역시장의 임기는 4년이다. 임기 내에 해야 할 일과 전 시장이 추진하던 사업,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들을 명확히 수립하여 모든 사안을 임기 내에 마무리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어려운 난관에 부닥쳤을 때 돌아가려는 비겁함도 버려 오직 대구 시민만을 바라보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대구의 경제 현실은 전국 17개 시'도중 가장 열악해 꼴찌다. 권 당선인은 우선 대구에 있는 기업들이라도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관한 방안을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강구해야 한다.

물론 대구시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라도 유치해 젊은이들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조업 현장에는 젊은이들이 보이지 않고 중년층이나 외국인 고용 인력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도시의 중추를 이룰 젊은이들이 없는 도시에서 활력을 찾을 수 있겠는가?

급여 수준도 전국 평균에서 떨어지고 문화적인 인프라도 열악해 젊은이들을 붙잡아 둘 수가 없다. 대구는 과거 교육과 문화, 그리고 섬유를 비롯해 건설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지금은 점점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상북도 도청마저 이전하면 더욱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대구의 현실을 직시해 보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젊은이들을 잡아둘 좋은 직장도 중요하지만, 현재 있는 기업들이 조금 더 투자를 하도록 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보수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근무환경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것도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는 여수와 광양의 젊은이들이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서울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보수도 중요하지만 생활 여건과 가족과 함께 살기 등에서 서울이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에서 본 사례처럼 기업을 유치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는 일자리라도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하고 거기에다 문화와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권영진 당선인이 그런 기업환경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새롭게 대구를 설계할 새 시장은 대구를 살리는 길에 중앙정부와도 과감히 맞서 육지 속의 섬이라는 별명을 벗어버리고 웅비하는 대구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박병우/검단산업단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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