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현대미술 거장 '장샤오강' 대구미술관서 대규모 회고전

쿠사마 이은 명품전 국내 미술관 중 첫 유치

세계 미술시장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가치를 드높인 작가 장샤오강(張曉剛)이 9월 10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갖는다.

'장샤오강, Memory + ing'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회고전은 대구미술관이 작년 쿠사마 야요이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명품 전시로 1980년대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105점의 작품을 통해 장샤오강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특히 대구미술관이 국내의 쟁쟁한 미술관들 가운데 처음으로 유치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장샤오강은 중국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화가로 1960, 70년대 발생한 문화대혁명과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혼재한 중국현대사를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특정인을 상징하기보다 격동의 세월을 겪은 중국인들과 그들의 보편적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존재다.

장샤오강은 1980년대 서구 모더니즘에 대한 탐구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장샤오강은 1992년 유럽 여행에서 많은 서구 미술작품들을 직접 접한 뒤 중국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의식을 갖게 됐다. 이후 그는 문화대혁명, 천안문 사태 등을 소재로 중국 정체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탄생한 대표작 '혈연-대가족' 연작은 가족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혈연-대가족'의 구성은 흑백사진처럼 단순하다. 작품 속 인물들은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 속에 투사되어 있어 삶과 죽음의 경계 선상에 있는 느낌을 준다.

2000년대 들어 장샤오강은 '기억과 망각' '기술' 연작 등을 통해 기억에 대한 지속적인 변화를 탐구하는 동시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중국 전통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회화 속 인물을 입체 작품으로 전환하는 조각과 설치 작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기억과 망각' 연작은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인물의 내면을 묘사한 작품이며 '기술' 연작은 대중에게 공개되는 공적인 그림에 일기라는 사적인 것을 결합시켜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장샤오강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 작가들은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다. 1990년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보고 받았던 감명은 이후 그의 작품 세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053)790-3000.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