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선 6기가 출범한 지 열흘 가까이 흘렀다. 어느 지역이나 치열한 선거 인심은 별반 다를 게 없겠지만 유난히 경주지역의 선거전은 별나게 치러졌다.
입에도 담기 어려운 폭로와 비방이 이어지면서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렇게 선거는 끝났다. 치열했던 과정을 떠올리면 의외로 결과는 싱거웠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최양식 시장은 갖은 고생 끝에 재선에 성공했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우선 선거 후유증을 털어내야 한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불거졌던 여러 문제와 앙금들을 털어내고 이제 일상으로 되돌아갈 때다. 그러나 한 가지, 선거기간 동안 발생한 2건의 고발사건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설명이 필요하다.
어느 시대에나 갈등은 존재했고 그래야 성장이 있고 발전이 있다. 갈등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런 갈등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풀어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선거도 끝난 마당에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악습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 최 시장은 시민들이 선거과정에서 느꼈던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기 위해서도 제기된 문제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 및 정비 사업의 완성도 중요하다. 2025년까지 월성왕궁, 황룡사, 동궁과 월지, 신라방, 대형고분, 월정교, 쪽샘지구, 첨성대 주변 복원의 8대 핵심사업이 들어 있다. 천 년 이상 왕조가 계속된 경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역사 도시다. 신라는 대제국이었지만 왕릉은 있고 왕궁은 없는 곳이다. 신라왕경의 완성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살리는 길이다. 경주시장으로서 임기 내 확실한 기반을 갖춰야 할 대역사다.
마지막으로 원전 문제다. 최 시장의 지난 4년은 원전 문제로 시작해 원전 문제로 끝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성 1호기 수명 연장과 방폐장 안전성 문제, 한수원 사옥 건립 문제 등으로 온통 시끌벅적했다. 월성 1호기는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서 안전성 심사를 하고 있으며, 방폐장은 1단계 공사를 끝내고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한수원 본사사옥 문제는 2010년 7월 법인주소를 경주로 이전하고 현재 본사사옥이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에 건립 중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과 핵환경단체들은 방폐장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투명한 원전행정으로 불신감을 없애는 것도 최 시장의 몫이다.
최 시장은 지난 30여 년간 행정자치부 등 정부 조직에서 잔뼈가 굵었다. 조직 장악력과 자치행정에는 도가 튼 행정 전문가다. 난제를 시원하게 해결하고 시정을 추진해 가는 최 시장의 4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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