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쉬울 때 빨리 따자" 운전면허시험장 북새통

경찰청 기능시험 강화 연구용역 진행

운전면허시험이 어려워진다는 말에 서둘러 운전면허를 따야겠다는 응시자들이 운전면허시험장으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운전면허 응시 자격(1'2종 보통 만 18세 이상)을 얻은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데다,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돼 시험 접수 창구엔 연일 긴 줄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면허시험장 측은 점심 식사시간을 단축해 응시생의 편의를 돕고 있다.

경찰청은 현재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강화하는 내용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 증가가 2011년 6월 운전면허 간소화 정책 이후 면허증 따기가 쉬워진 탓이라고 본 경찰청은 이에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오는 조건 자체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재 기능시험은 T자'S자 주행, 평행주차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했던 2011년 6월 이전과 달리 직선 주행과 자동차 기기 조작 등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통과할 수 있다. 이 탓인지 면허 취득 1년 미만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2011년 7천426건에서 2012년 9천247건으로 1천821건(24.5%) 증가했다.

내년 1월이면 기능시험과 관련한 구체적인 개선안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경찰청은 이미 9월에 학과시험(필기) 문제은행 문항 수를 기존 300문항에서 700문항으로 늘렸다.

26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운전면허시험장 1층은 오전부터 몰려든 300여 명의 면허시험 응시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응시 원서를 접수하는 창구 3곳 앞에 줄 선 사람들만 100여 명에 이르렀다. 안내 창구에도 접수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고, 1층 곳곳에 마련된 원서 작성용 탁자에는 원서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 빈자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이곳 직원들은 점심 식사시간을 20분씩 단축한 채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김선호(19) 군은 운전면허시험의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운전면허학원에 등록, 이날 시험을 치르러 왔다고 했다. 강현수(18) 군 또한 시험이 어려워지면 학원비도 비싸져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 서둘러 응시하러 왔다고 했다.

대구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의 운전면허시험 응시생은 2만8천6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천670명보다 20.9%(4천937명) 늘었다.

신승부 도로교통공단 대구운전면허시험장 민원부장은 "사설 운전학원 등에서 시험 난이도 조정을 이유로 수강생을 재촉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응시생이 하루 평균 100명 이상 늘었다"고 했다.

운전면허학원에도 기능시험 난이도 변경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는데다, 이달 중순 대학교 방학이 시작되고는 응시생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찰청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앞서 필기시험 문제은행 문항 수가 늘어난 데 이어 기능시험 개선안까지 나오면 시험생들이 느끼게 되는 운전면허시험 난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면허증을 쉽게 따느냐, 어렵게 따느냐를 따지기보다는 안전운전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행동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