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의원 원장은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가 오면 우선 최근 진료를 받은 병원을 확인하고, 흉부 X-선을 촬영해 이상 여부를 살펴본 뒤 진료를 한다"면서 "내원 환자가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메르스 감염 환자가 병원에 올까 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이 병원 내 울타리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역 병'의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구경북에는 메르스 환자가 전무한 상황이지만 병원 내 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환자들이 병'의원 방문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감기 환자가 많이 찾는 내과나 자녀들의 감염을 우려하는 소아과 등에서 확연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대병원 경우, 메르스 확산세가 강해진 지난 4일 외래환자 수는 2천320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3천545명에 비해 34.6% 감소했다. 5일 외래환자 수도 1천784명으로 전주의 2천287명에 비해 22% 줄었다.
영남대병원은 외래환자 수가 지난 1일 3천48명에서 사흘 만인 4일에는 2천458명으로 감소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달 27일 외래환자 수가 3천224명이었지만 1주일 뒤인 지난 3일에는 2천749명으로 14.8%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계명대 동산병원은 3천769명에서 3천69명으로 18.6% 감소했다.
특히 건강검진 등 당장 급하지 않은 진료는 예약 날짜를 미뤄달라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경우, 8일 하루 동안 건강검진 예약 날짜를 변경한 것이 34%나 됐다. 2, 3주씩 검진 날짜를 미루거나 예약 날짜를 기약 없이 미루는 이들이 밀려들고 있다는 것.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택배 기사가 병원에 들어오지 못하겠다며 병원 근처 도로에 배달 물건을 두고 가는 일도 있다"면서 "연락 없이 검진에 나타나지 않는 이들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병원을 기피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아동병원은 환자 수가 평소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예방접종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지만 마스크는 기본이고, 미리 전화를 걸어 다른 내원객이 없는 시간을 문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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