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출마하는 청와대 참모 및 장관 출신과 지역 출신의 예비후보들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연대'를 결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20일 오전 대구 남구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대구발전과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앞으로 행동을 같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바닥권에 있는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박근혜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민생정치가 보다 빨리 실현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대구 국회의원들의 헌신이 있어야 하지만 부족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들 6명은 조만간 다시 모여 대구 발전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청와대 참모나 장관 출신,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후보들이 별도의 모임을 하고 공동행동에 나서자, 다른 예비후보들과 현역의원들은 '편 가르기'를 한다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들 후보가 청와대나 친박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저조하자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대통령을 내세우며 공동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6명의 모임이 '파괴력'을 일으킬지, 반발을 불러일으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박연대' 결성
정 전 장관 등 6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남구 앞산의 한 해장국 식당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정 전 장관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식당은 곽 전 수석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수석은 "며칠 전 정 전 장관으로부터 '식사나 한번 하자'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남구가 대구의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앞산에 위치한 식당을 골랐다"고 말했다. 윤 전 수석은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사람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만났다. 대구로 내려오면서 '언제 한번 봅시다'라는 약속이 오늘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과 이재만 전 청장이 참석한 이유에 대해 윤 전 수석은 "4명을 중심으로 이 전 청장과 하 전 행장이 자연스럽게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춘수 전 행장은 이날 참석한 이유에 대해 "인사차 갔다"고 말했다.
◆"진박 선명도 높이자"
이들은 해장국을 먹으면서 '진박'에 대한 '선명도'를 시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새누리당 예비후보 대부분이 대통령 마케팅을 하고 있어 우리들 '진박'의 가치가 퇴색된다"면서 "대구 시민들에게 진박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 모임의 좌장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정 전 장관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하 전 행장은 정치를 하지 않았고, 정 전 장관이 연배가 높으니 좌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장국 값을 각자 지불하고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초에 정책간담회를 공동개최하기로 합의한 뒤 헤어졌다.
◆파괴력이냐, 반발이냐
대구 정가는 이들의 모임에 대해 '친박 마케팅'을 펼치는 다른 예비후보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자신들이 진정한 '진박 후보'임을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공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전 동구청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 진박 6인, 반격의 서막'이라고 썼다. 이 전 청장은 자신들을 '친유승민계 현역의원들의 대항마로 낙점된 진박 6인'이라고 지칭하면서 현역의원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의 만남이 유권자에게 파괴력을 발휘하기보다 되레 반발을 살 수 있는 '위험한 만남'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진박 6인의 만남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지, 아니면 도리어 반발을 사는 '위험한 만남'이 될지 곧 판명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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