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를 맞아 '할랄'(Halal)이나 '할랄 인증'의 정확한 개념은 모르더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할랄이 붐이다. 영주의 풍기인삼이 한국식품으로서는 최초로 아랍에미리트의 할랄 인증을 받았고, 대구지역 식품업체들이 할랄식품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을 뿐만 아니라, 경주를 중심으로 경북만의 특화된 자원을 활용한 무슬림 관광객 유치전략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할랄 하면 '돼지고기를 못 먹는 이슬람 문화' 정도로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무슬림의 일상생활은 의식주에서부터 삶의 모든 부분에 이르기까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규정하고 있다. 할랄은 사전적으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것'을 의미하며, 반면 '허용되지 않는 것'은 하람이라고 한다. 즉 돼지고기·술·투기 등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한 것은 먹거나 소비 또는 생산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할랄 식품은 돼지고기와 알코올을 포함하지 않고 이슬람의 자비하(zabihah)에 따라 도살된 가축, 즉 '신의 이름으로'라는 주문을 외운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살하는 가축만 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이슬람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할랄 인증 획득이 중요하다.
할랄시장이 최근 이슈로 등장한 것은 무슬림들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종교적인 동질성을 가지면서 풍부한 자원 기반의 경제력, 급속한 인구 증가율, 왕성한 소비 성향 등의 장점을 갖춰 앞으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할랄산업의 규모는 약 3조500억달러이고, 무슬림 인구는 2014년 18억 명에서 2030년 22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 하지만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할랄과 할랄 인증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오해는 할랄은 식품만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관광, 물류에 이르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2012년 현재 전 세계 할랄산업은 금융이 44%, 식품 36%, 의류 7%, 여행 5%, 미디어 5%, 의약품 2%, 화장품 1%로 구성되어 있다. 할랄은 무슬림의 의식주와 생활규범을 관장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 오해는 할랄 인증을 모든 곳에 적용되는 만능열쇠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국가마다 요구하는 할랄 인증이 다르기 때문에 바로 알고 접근해야 한다. 글로벌 표준 인증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할랄위원회(KMF)에서 인증을 해주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2015년 모 업체는 KMF로부터 인증을 받고 인도네시아로 라면을 수출했으나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기관인 MUI로부터 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KMF의 할랄 인증 마크 삭제를 요구받은 사례가 있다. 따라서 어느 지역으로 진출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한 후, 그 지역 진출에 필요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할랄 인증은 이슬람시장에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할랄 제품은 중동, 동남아에만 시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유럽, 미주 등 비이슬람국가에서의 무슬림 인구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식품의 안전성 등이 강조됨에 따라 비무슬림들도 할랄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할랄시장을 지역 업체들이 선점하기 위해서는 무슬림 소비자들의 종교적'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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