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가 김병주 작가의 작품은 건축 투시 도면을 닮았다. 그래서 미술계에서는 그의 작품을 '건축 조각'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공간 드로잉 조각'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3차원으로 된 입체 작품이지만, 벽에 설치된 부조이면서 건축 투시 도면을 닮아 일반적인 조각과는 다르게 회화와 조각의 중간에 위치한 성격의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김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조각 작업을 기본으로 작품 세계를 개척해 온 미술가이다.
김 작가 작품의 외견상 큰 특징은 도색된 평면 위에 선으로 된 구성체가 조립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건물에서는 선과 선이 만나면 면을 만들지만, 그의 작품에는 면이 없다. 그리고 앞면에서 볼 때 그 깊이감이나 원근감을 느낄 수 있는 부조 입체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금속으로 된 선이 이리저리 조합돼 경계를 표현하고, 그 경계가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감각으로 입체를 상상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다.
또한 김 작가의 작품은 모두 채워져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을 덜어내고 비워서 완성된다.
레이저 커팅을 통해 이루어지는 그의 작업은 기본적인 선들이 이어지고 포개어지고 그림자가 드리운 이미지를 통해 투명한 동시에 안과 밖의 경계도 뚜렷하지 않은 퍼즐과 같은 외양으로 나타난다.
갤러리분도 2층과 3층으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환조 및 부조 형태로 된 대형 설치 작품을 각 공간의 중앙에 배치했다.
대형 설치물은 그 자체가 수작업을 바탕으로 한 제작 과정이 정밀하고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외부 빛이 차단된 2층 전시실과 자연광이 들어오는 3층 전시실은 작품의 한 요소를 이루는 그림자 효과를 상반된 조건에서 공간 해석하는 장소가 된다.
갤러리분도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공간의 질서를 따라가는 듯 비켜나는 듯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동선을 펼치고, 곡선과 직선이 터놓은 길 위에서 균형을 잡아 나가는 그의 외줄타기는 보는 이에게 경외감을 안겨준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는 6월 18일(토)까지 진행된다.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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