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잡지는 돈을 써야 하는 매체" 대구는 물론 전국 문인들도 동참
시(詩) 전문 새 문학잡지가 다음 달 대구에서 창간된다. 지난해 겨울 '세계의 문학'이 40년 역사를 접고 발행을 종료한 것 외에도 국내 여러 문학잡지가 폐간했거나 폐간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뜻밖이다. 의사이자 시인,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언휘(사진) 박언휘종합내과 원장이 주도하고 있다. 계간으로 발행될 예정이며, 현재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이 창간호 준비에 동참하고 있다.
이 잡지는 보통의 시 잡지와 조금 다른 방향을 추구할 예정이다. 시를 게재하고, 시로 소통하는 페이지를 마련하며, 시 인재 등용문 역할을 맡는 것은 여느 시 잡지와 다르지 않다. 박 원장이 이 잡지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시를 통한 치유다.
박 원장은 2010년 시인과 수필가로 동시에 등단했다. 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동력이 됐단다. 박 원장은 "어머니의 부재가 만들어낸 그리움이 오히려 어머니의 존재를 부각시켰고, 그때 나 자신을 위한 치유도 절실해졌다. 문학이 필요했다"고 떠올렸다. 울릉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 원장은 어릴 적부터 뭍에 대한 그리움을, 또 뭍으로 와서는 고향인 섬에 대한 그리움을 모두 글쓰기로 달래왔다. 문학이 지닌 치유의 힘을 박 원장은 3년 전부터 의학적으로도 확인하고 있다. 절반은 등단한 의사들, 절반은 작가들로 구성된 '문학의학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면서 특히 시가 지닌 치유의 힘에 주목했고, 그 힘을 널리 전하는 매체로 잡지를 선택한 것이다.
박 원장은 잡지 창간을 추진하며 현재 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문인의 꿈도 키운 공간인 대구도 되돌아봤다. 문학잡지는 문학계의 중요한 인프라인데, 수많은 문인을 배출했고 또 수많은 문인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에는 부족해 보였다. 문학잡지는 이제 돈을 버는 매체가 아니라 돈을 써야 하는 매체라며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박 원장은 오히려 잡지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단단하게 굳혔다. 박 원장은 "요즘 마음에서 병을 얻는 사람들이 숱하고, 진통제만 투여할 수밖에 없는 불치병을 겪는 이들도 많다. 이렇게 약으로도 주사로도 할 수 없는 삶의 치유를 문학잡지가 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지난 1월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54번째 회원이 됐다. 그리고 이번에 시 전문 잡지 발행을 위해 또 거액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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