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습 사망 英 의원, 두 아이 엄마에 인권활동가 출신 노동당 '샛별'

16일(현지시간) 길거리에서 52세 남성에 의해 총격과 흉기로 피습당해 목숨을 잃은 조 콕스 의원은 인권활동가이자 노동당의 떠오르는 정치인이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콕스 의원은 영국 웨스트요크셔주의 평범한 노동자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치약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으며 어머니는 학교 서무 직원이었다. 그는 가족 중 유일한 대졸자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정치사회학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에서 10여 년 넘게 일하며 개발도상국 빈곤과 차별 퇴치에 힘썼다. 의원이 되기 전까지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반(反)노예운동 단체인 더 프리덤 펀드 등 여러 자선 단체에서도 활동했다.

구호 현장에서 만난 남편 브렌던 콕스도 세이브더칠드런의 간부와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정책 고문을 지낸 인권활동가다. 3세'5세 아이를 키우는 두 아이 엄마인 콕스 의원은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름을 알렸고 전국 노동당 여성 네트워크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자신이 태어난 웨스트요크셔의 배틀리'스펜 선거구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하원에 입성했다. 정계에 발을 들인 콕스 의원은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와 난민을 쏟아내는 시리아 내전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시리아를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을 이끌었다.

아울러 콕스 의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EU 잔류 캠페인을 벌여왔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에도 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열정적인 EU 잔류론자로서 잔류 캠페인 '유럽 내 영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면서 정계 안팎에서 주목받던 유망한 신예 정치인은 42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남편 브렌던 콕스는 이날 성명에서 "나와 조의 친구들, 가족들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고 우리의 아이들을 돌보고 조를 살해한 증오에 맞서 싸워왔다"며 콕스 의원이 증오에 맞서 헌신한 삶을 살아왔음을 알렸다. 콕스 의원은 의정 활동을 위해 런던에서 지낼 땐 템스강의 보트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머리에 총상을 입는 테러를 당한 적 있는 미국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정말 끔찍하다. 그녀는 젊고, 용기 있고, 부지런했다, 떠오르는 스타, 엄마, 부인이었다"며 애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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