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에 불려 나간 두 재단 "의혹 살 일 없다"

김형수 전 미르 이사장, 최·차씨 개입 부인…김필승 K스포츠 이사 "최씨 잘 모르는 사이"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교수가 휠체어를 타고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도 이날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교수가 휠체어를 타고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도 이날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교수 등 핵심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했다.

소환 대상자들은 최순실 씨 관여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에는 핵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최순실'차은택 씨 개입 여부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더는 답변하지 않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 전 이사장은 작년 10월 미르재단이 출범할 때 이사장으로 초빙됐다. 그는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는 차은택 광고 감독이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을 다닐 때 은사다. 이 때문에 김 전 이사장은 차 씨와의 인연으로 미르재단 이사장 자리를 맡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김 교수는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한 의혹이 증폭되자 지난달 2일 미르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미르재단의 설립 및 초기 운영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김 전 이사장을 상대로 미르재단의 인사, 운영 과정에 차 씨가 관여했는지를 캐물었다. 수사팀은 또 김 전 이사장에게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재단 운영에 개입했는지도 조사했다.

차 씨나 최 씨는 모두 법률적으로는 두 재단 운영과 무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장과 주요 이사 인선을 좌우하는 등 두 재단의 '실제 운영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아울러 이날 K스포츠재단 김필승(54) 이사와 이 재단의 설립 허가 등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1명도 검찰에 나왔다.

검찰은 K스포츠재단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 이사를 상대로 최 씨가 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최 씨가 이 재단자금을 유용하지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김 이사는 검찰청사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최순실 씨를 잘 모른다"고 짧게 답하고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최 씨는 독일에 더블루케이, 비덱스포츠 등 개인 회사를 차려 놓고 체육 인재 발굴 등을 명분으로 K스포츠재단에서 사업비를 챙겨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딸 정유라(20) 씨의 훈련 비용에 쓰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을 상대로 두 재단 설립 인가 과정에서 통상의 경우와 달리 하루 만에 신속히 설립 허가를 내준 배경을 캐물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나 최 씨와 차 씨 등 '비선 실세'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가려낼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전날 두 재단의 설립'모금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실무자들을 불러 청와대 등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두 재단에 800억원대 재산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들도 불러 모금 과정에서 '비선 실세'나 청와대의 압력 여부 등 자금 지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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