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예산이 상상력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

문화기획을 하는 사람으로 개폐회식은 필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집중해서 시청했다. 현 시대에 이벤트로 할 수 있는 상상력의 한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는 사실 예산이 모든 것이다. 공연 하나를 기획하기 위해 공연자를 섭외할 때부터 유명세 단계로 출연료가 책정되어 있다. 또한 공연에는 음향, 조명, 영상, 특수효과가 기본적으로 쓰인다. 이 장비들도 브랜드와 수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가격이 높을수록 브랜드와 수량이 좋고 많다. 장비가 좋으면 당연히 운용하는 기술진들도 좋아야 한다. 이들의 사례도 당연히 경력이 많고 인지도가 좋을수록 높아진다.

이 모든 것은 결국엔 하나로 이어진다. 관객을 모으기 위해 모두가 다 아는 유명한 스타를 섭외하고, 그의 퍼포먼스에 맞는 음향, 조명, 영상, 특수효과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스타의 뜻에 맞는 연출을 해줄 수 있는 기술진들이 필요하다. 예산이 '관객의 수'이기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예산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보여줬다.

이전 열렸던 하계동계올림픽을 비교 조사한 실제적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예산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보여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의 비밀은 뭘까. 창의적이면서 헌신적인 사람들이다. 싸고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은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적인 이벤트를 위해 한국적이면서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킬 만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연구하고 찾았다. 세계적 IT 강국의 면모와 첨단기술을 빨리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미래산업 강국의 모습을 세련되고 재밌게 보여줬다.

그렇게 규모보다 의미를 먼저 생각했고, 그 의미에 맞춰 적정 이벤트 규모를 설정했다. 그리고 리허설을 하고 또 했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예산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독 추웠던 이번 겨울 더 추운 평창 야외경기장에서 개폐회식 리허설을 계속 반복해 완벽하게 연출한 모습을 전 세계인에게 보여준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아직 패럴림픽이 남았다. 평창에 아직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모든 것이 끝난 후 가장 먼저 사례해야 할 부분이 예산을 뛰어 넘는 상상력을 실현한 사람들에 대한 정당한 대우다.

사실 평창동계올림픽도 예산이 상상력을 넘지 못했다. 빚으로 남았을 뿐이다. 예산이 상상력과 비등한 수준까지 오를 때, 대한민국은 한층 더 경제대국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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