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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건강해라" 이별 앞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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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의 북측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의 북측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오빠, 울지마. 울면 안 돼…"

81세 여동생 순옥 씨의 말에도 88세 오빠 김병오 씨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3시간의 작별상봉이 끝나면 여동생을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침착하려고 애쓰던 여동생도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10분 넘게 남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아이고'라며 탄식만 내뱉었다.

김병오 씨 아들은 "평생 끝이니까…아무래도 많이 착잡하신 것 같다"면서 "아버지가 저렇게까지 우실 줄 몰랐다. 지금 저렇게 우시면 이따가 진짜 헤어질 때 어떠실지 걱정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22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작별상봉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은 눈물부터 쏟았다.

북측 손자 리 철(61) 씨는 작별상봉장에 나타난 권석(93) 할머니를 보자마자 손을 잡더니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할머니도 손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한동안 손을 어루만져줬다. 할머니와 동행한 남측 아들이 "철아, 울지마"라고 달래면서도 본인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북측 조카들과 만난 송영부(92) 할머니도 북측 가족들이 "간밤에 안녕하셨느냐"라고 인사하자 흐느끼기 시작했다. 남측에서 함께 온 가족들은 할머니의 등을 쓰다듬으며 달랬다.

김춘식(80) 씨와 북측 두 여동생은 작별상봉을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김 씨는 "오래 살아야 다시 만날 수 있어"라면서 여동생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하기도 했다.

배순희(82) 씨는 북측 언니와 여동생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지금은 100세 시대니까 오래 살고, 서로 다시 만나자"라는 배씨의 말에 언니도 "다시 만나자"라고 재회를 기약했다.

작별상봉에서는 당부의 말도 많았다. 한신자(99) 할머니는 북측 두 딸을 양옆에 앉히고 "찹쌀 같은 것이 영양이 좋으니 그런 걸 잘 먹어야 한다", "○○에는 꼭 가봐야 한다, 알겠지"라고 당부했고 딸들은 어머니 곁에 바짝 다가앉아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건강을 당부하는 가족들도 많았다. 함성찬(93) 할아버지는 북측 동생 함동찬(79)씨의 손을 꼭 잡고 "건강이 최고다"라고 힘줘 말했다.

신재천(92) 할아버지는 북측 동생 금순 씨에게 "서로 왕래하고 그러면 우리집에 데려가서 먹이고 살도 찌우고 하고 싶은데…라며 슬퍼했다. 경기 김포에 사는 신 할아버지는 개성에 산다는 북측 동생에게 "차 가지고 가면 40분이면 가"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금섬(92) 할머니는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북측 아들 상철(71) 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눴다.

작별상봉이라 그런지 상봉 시작 전 연회장에 미리 나와 기다리는 북측 가족들은 애가 타는 모습이었다.

전날 건강 문제로 단체상봉에 참여하지 못한 김달인(92) 할아버지의 북측 여동생과 조카는 현장 관계자들에게 김 할아버지가 작별상봉에 나오는지 여러 차례 물었다. 혹시나 김 할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하는 것 아닌지 하는 걱정에서였다.

김 할아버지가 도착하자 여동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목소리로 "이쪽으로 오세요"라며 오빠를 자기 옆에 앉혔다.

작별상봉은 점심을 포함해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다. 당초 2시간이었다가 남측 제의를 북측이 수용해 3시간으로 늘었다.

남측가족들은 작별상봉을 마친 뒤 북측 가족을 뒤로하고 오후 1시 30분 금강산을 떠나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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