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사강의 LIKE A MOVIE]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관련영화: #테드 #패딩턴 #곰돌이푸

*명대사: "What day is it? It's TODAY! my favorite day."

*줄거리: 어른이 된 나 로빈(이완 맥그리거)은 가족도 일도 모두 완벽해 보이지만, 한편 지쳐가는 일상 속에 서있다. 어느 날, 눈 앞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함께했던 비밀 친구 '곰돌이 푸와 일행'들이 다시 찾아오게 되고 뜻하지 않게 놀라운 모험 속에 빠져들게 된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2018을 대표하는 트렌드 키워드다. 이들은 상향평준화로 더 각박해진 세상살이에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위로하는 보상심리, 자존감을 높이는 삶의 철학으로 나타난 신조어들이다.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소확행'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반영한다. 미래를 위한 자기희생보다 지금 일어나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직 어떻게 살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소확행, 워라밸 시대의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

어린 크리스토퍼 로빈은 집 뒤편에 있는 나무에 난 문을 통해 곰돌이 푸가 사는 헌드레드 에이커 숲에서 시간을 보냈다. 숲에는 푸와 티거, 피글렛, 이요르, 캉가, 부엉이, 토끼가 있었고 언제나 즐거웠다. 이야기도 나누고 놀이도 하고 무시무시한 코끼리 괴물도 물리쳤었다. 그러나 이제 곧 그러한 순간들과 이별해야 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숙학교로 갈 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그곳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을 제일 좋아했던 소년은 행복을 위해서는 끝없이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 가장으로 성장한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행여 자신과 친구들, 함께 노닐던 숲에서의 시간을 잊을까 걱정하는 푸에게 크리스토퍼 로빈은 약속을 한다. 100살이 되더라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그들은 잠시의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일 뿐, 팍팍한 현실은 그들을 쉽게 만나도록 두질 않았다. 크리스토퍼 로빈은 숲에서의 친구들도 추억도 다 잊은 채 어른이 되어갔다. 씁쓸하지만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어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의 삶은 녹록치 않다. 사랑하는 아내 에블린과 무엇보다 소중한 딸 매들린을 얻었지만 가정과 일에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것은 상상 이상 어려운 일이었다. 어느새 그는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워커홀릭 샐러리맨이 되었다. 견디다 보면 미래에는 행복해지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으로 또 오늘을 산다. 설상가상으로 크리스토퍼 로빈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직장 동료들을 해고하면 당장 그들의 생계는 어쩐다는 말인가.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고민에 빠진 크리스토퍼 로빈 앞에 푸가 찾아온다. 친구들이 사라졌다며, 너라면 찾아줄 수 있을 것이라며. 너는 크리스토퍼 로빈이니까. 그렇게 해서 크리스토퍼 로빈은 다시금 푸와 함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푸와 친구들의 헌드레드 에이커 숲으로 향한다.

현실적 책임감과 물질적인 스트레스에 전전긍긍할 필요 없이 그저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던 유년시절은 마냥 꿈결같이 보드랍기만 하다. 현재 나는 스스로를 일으키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기 때문이다. 분명 어른이 된다는 것은 훨씬 더 재미없는 책임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면 당신은 어른이다. 지난 시절의 여유로움을 상기하게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으로도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의미를 가진다. 빠른 템포로 움직여야하는 여유없는 크리스토퍼 로빈과 달리 항시 느릿느릿하고 굼뜬 곰돌이 푸의 케미도 돋보였다.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히 보던 캐릭터가 실사 영화에 어우러진 모양새가 생각보다 자연스러우며 봉제 인형의 소소하고 포근한 느낌에 이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마크 포스터 감독은 소소한 소품과 주인공들의 행동 속에 삶의 철학과 메타포를 담았다. 우리는 종종 힘들고 피곤할 때 '당 충전을 한다'라며 달콤한 음식을 찾는다. 영화에서도 푸는 꿀을 먹고 다시 한 번 긍정의 힘을 발산한다. 뿐만 아니라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빨간 풍선은 긍정의 색깔, 삶의 에너지를 대변하고 상상력을 전하는 컬러다. 이와 함께 곰돌이 푸의 빨간 반팔 티셔츠와 같은 톤의 빨간 풍선은 곰돌이 푸만의 대표 컬러이기 때문에 등장한다는 해석 역시 통한다. 소확행의 의미를 전하는 것이 영화의 대주제인만큼 연출에도 소소한 디테일을 주고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란 뭘까. 가족과 친구들이랑 함께 나누는 식사, 햇살, 흰 구름, 꿀… 긍정철학가 푸가 말하는 행복은 이러한 것들이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어른들에게 건네는 작지만 확실한 위로다.

이사강 CF·뮤직비디오 감독

◆암수살인

"일곱, 총 일곱 명 입니다. 제가 죽인 사람들예."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태오의 추가 살인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사건. 형민은 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된다. 실제로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기록과 과정을 토대로 재구성된 영화 '암수살인'은 우리의 일상에서 언제라도 벌어질 것 같은 생생한 극적 리얼리티로 지금껏 수면 밑에 감춰져 있던 암수살인 사건의 한 가운데로 관객들을 데려간다.

◆체실 비치에서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지인 '체실 비치'에 도착한 플로렌스와 에드워드.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서툴렀기에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상처만 남긴 채 헤어지고 만다. 그리고 서로가 알지 못했던 사랑의 비밀이 오랜 기다림 끝에 밝혀진다. '어톤먼트'로 스크린셀러 열풍을 일으킨 이언 매큐언 작가가 자신이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체실 비치에서'를 직접 각색하여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레이디 버드'의 촬영을 마치고 하루만 휴식한 뒤 곧바로 '체실 비치에서'의 촬영을 시작한 시얼샤 로넌. 전혀 다른 시대와 공간이었지만 그녀는 완벽하게 '체실 비치에서'의 플로렌스 역에 몰입했고, 이언 매큐언 작가는 "시얼샤 로넌이 플로렌스 역으로 확정된 후 무척 기뻤다. 그녀는 침묵 속에서도 표정을 통해 생각의 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마법 같은 배우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샤 튜더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이자 '비밀의 화원'과 '소공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카드 삽화를 그리고 넓은 대지를 천상의 화원으로 일구며, 꿈꾸는 대로 살았던 자연주의자 '타샤 튜더'를 그린 다큐멘터리. 18세기 영국식으로 꾸민 타샤의 정원은 사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는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며 전 세계 원예가들이 부러워하는 정원 중 하나로 꼽히게 되었다. 이곳에는 자연을 존중하고 삶을 사랑하는 타샤의 낙천성과 부지런함이 배어 있다. 꽃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 정원은 지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계절내 색감이 뚜렷한 타샤 튜더만의 아름다운 정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더 없는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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