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덴마크로 입양됐던 중년 여성이 어릴 적 부모를 잃은 자신을 발견해 보육원에 데려다 준 대구 한 퇴직 경찰관과 재회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해외 입양인 홍영자(42)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시쯤 만촌치안센터에 방문, 과거 부모를 잃었던 자신을 발견해 보육원에 보내 준 퇴직 경찰관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다.
경찰들은 과거 홍영자 씨가 발견된 지역 지구대와 경찰서 등을 수소문한 끝에 같은 날 오후 6시쯤 지난 1987년 대구경찰청 보안과 소속 교통순찰대 경장으로 퇴직한 홍영우(72) 씨를 찾아 만남을 주선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영자 씨는 생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1978년 4월 대구 동구 효목동 한 주택가에서 당시 대구 동부경찰서 만촌파출소 소속 순경이던 홍영우 씨에게 발견됐다. 당시 홍 순경은 이름조차 알 수 없던 아기를 인근 보육원에 맡겼고, 보육원은 아기를 맡긴 경찰관의 성(姓)에 당시 흔하던 '영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홍영자 씨는 이후 덴마크로 입양됐다. 양부모 아래서 건강하게 성장했고 결혼해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됐다. 그러던 중 사단법인 해외입양인연대 '골'(G.O.A.L)의 친부모 찾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입양 이후 처음으로 올해 한국을 방문했다.
당장 친부모를 찾지는 못했으나 그의 생명의 은인이던 경찰관만큼은 꼭 찾고 싶다는 마음에 대구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그의 간절한 바람은 요청 5시간 만에 기적처럼 이뤄졌다.
40여 년만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은 통역을 사이에 두고 어릴 적 사진을 함께 보며 오랜 시간 대화했다. 홍영자 씨는 홍영우 씨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고, 그로 인해 새로 찾은 삶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홍영우 씨는 "이름이 비슷한 딸이 생긴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 찰나의 인연을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한편, 두 사람의 사연을 담은 영상은 지난 2일 페이스북 경찰청 페이지 '폴인러브'에 게재돼 하루만에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 홍영자 씨의 사연이 전 국민에게 알려져 가족을 찾는데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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