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보건대 권오봉 기획초대전

권오봉 작
권오봉 작 '무제'

"내 그림은 담벼락의 낙서에서 비롯되었다." 작가의 말이다.

정말 그랬다. 그의 그림을 보면 화면에 바탕색을 칠한 뒤 아무런 생각 없이 마구 붓을 놀린 것 같다.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휘갈겨 놓은 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인당뮤지엄이 이달 30일(금)까지 권오봉 기획초대전 'Kwon, O Bong'전을 연다.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권오봉의 그림을 낙서회화로 칭한다. 낙서가 회화의 격을 갖추었으니 일리가 있다. 작가의 그림들을 보면 대개 흑과 백의 무채색 계열 안쪽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바탕화면에 검은 색을 칠하고 그 위흘 흰색으로 덮는다. 그리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하고 드로잉을 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제멋대로 붓질을 하듯, 그렇게 그림은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부지불식간에 그려진 듯하다. 이를 두고 작가는 그의 그림의 원동력은 즉흥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려진 선묘를 보면 딱히 붓이라고 하기엔 어렵고 나무 꼬챙이나 쇠갈퀴 등 손에 잡히는 것 아무것이나 들고 그린 것 같다. 이 때문에 권오봉의 그림은 형태나 목적의식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궁극적 지향점에 가깝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청년작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평면회화 34점이 선보이고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회화를 폭넓게 알게 됐을 때 느끼는 기쁨이 이번 전시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문의 053)320-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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