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창 박록주 선생의 계보를 잇는 경북 구미 출신 진정한 소리꾼 이소정 원장

흥보가를 완벽하게 완창하는 무형문화재 흥보가 이수자

경북 구미 고아읍 출신 이소정 판소리 연구원장이 지난 4월 구미 봉곡동 봉곡재에서 흥보가를 부르고 있다. 전병용 기자
경북 구미 고아읍 출신 이소정 판소리 연구원장이 지난 4월 구미 봉곡동 봉곡재에서 흥보가를 부르고 있다. 전병용 기자
명창 박록주 선생의 계보를 잇는 경북 구미 고아읍 출신 이소정 판소리 연구원장. 전병용 기자
명창 박록주 선생의 계보를 잇는 경북 구미 고아읍 출신 이소정 판소리 연구원장. 전병용 기자

박록주(朴綠珠, 1905~1979) 선생은 경북 구미 고아읍 출신으로 20세기 판소리계의 대표적인 여성 명창이다. 박 선생은 여성임에도 남성적인 동편제 소리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 판소리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 크게 세 유파로 구분된다. 동편제는 호남의 동부(남원·구례·순창 등) 지역에서 발달했으며, 서편제는 호남 서남부 평야 지역에서 발달했다.

이런 박 선생의 계보를 잇는 구미 고아읍 출신 이소정(40) 판소리 연구원장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소리꾼이다.

그녀의 소리는 강단있고 절제된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단박에 휘어잡는다. 힘 있는 목소리와 특유의 애절함으로 어떤 대목이건 그야말로 절절함이 흐른다. 화려한 기교와 탁 트인 고음으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 원장은 초등학교 때 판소리를 접했지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심청가를 부르면서 본격적인 소리꾼의 길로 접어들었다.

무형문화재인 조소녀(전북) 선생의 심청가와 이명희(대구) 선생의 흥보가를 사사하고, 지금은 정의진(서울) 선생으로부터 수궁가를 지도받고 있다.

이 원장은 "경상도에도 판소리를 하는 명창들이 많이 배출돼 소리의 고장으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데, 전라도에서 후학들이 많이 길러지면서 소리의 고장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특히 구미는 동편제의 거장인 박록주 명창의 고향인데도, 50여년간 판소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이러한 아쉬움 때문에 이 원장은 5년 전 구미 형곡동에 '이소정 판소리 연구원'을 개원, 동편제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원장은 완산·익산·부여전국국악대전 수상과 상주전국민요대회 일반부 대상(문화부장관상), 달구벌전국국악대전 종합대상 등 각종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전국 소리부문 대상을 잇따라 거머쥐면서 소리 인생의 정점에 다다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는 경북 문화관광 서포터즈 부회장과 경북 시니어 국악한마당 이사장 등을 맡으면서, 동초제 심청가·홍보가 완창, 경주엑스포 공연,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공연 등 각종 공연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 원장은 "소리의 길은 수없이 상처받고 울고 웃는 많은 고난을 겪으며,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도 얻는 결실은 아주 적다. 명창의 길은 아직 멀고도 많이 남았다"면서 "제자들과 판소리 무대를 만들어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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