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람석] '안갯속 대접전' 민간인 경북체육회장 선거

전직 부회장 프리미엄 VS 순수 체육인 다크호스

[편집자 주] 그라운드나 체육관 밖에서 경기를 들여다보거나 체육 행정의 뒷면을 읽어보는 코너로 '관람석'을 만듭니다. 경기나 작전, 체육 행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체육부 기자와 스포츠팬들이 객관적인 시선에서 풀어봅니다.

그라운드나 체육관 밖에서 경기를 들여다보거나 체육 행정의 뒷면을 읽어보는 코너로 '관람석'을 만듭니다. 경기나 작전, 체육 행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체육부 기자와 스포츠팬들이 객관적인 시선에서 풀어봅니다.

17일 경산시 옥산동 경상북도체육회가 첫 민선체육회장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그간 경북도체육회장은 도지사가 당연직으로 맡아왔지만 올 초 국민체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내년부터 민간인이 회장을 맡게됐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7일 경산시 옥산동 경상북도체육회가 첫 민선체육회장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그간 경북도체육회장은 도지사가 당연직으로 맡아왔지만 올 초 국민체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내년부터 민간인이 회장을 맡게됐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인기 있는 어떤 스포츠 경기보다 더 재미있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민간인 회장 선거다.

오는 13일 453명의 경상북도 체육인들이 경산시민회관에 모여 승자를 뽑는 경북도체육회장 선거는 윤광수(61) ㈜해광공영 대표이사, 김하영(67) 사회복지법인 백송회 대표이사, 윤진필(71) 동양정밀 대표(3명의 순서는 추첨에 따른 투표용지 기호 순)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이들의 진검승부는 체육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경제인 등 많은 도민들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17일 경상북도체육회 회의실에 역대회장 사진들이 걸려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이번 선거는 애초 경북도체육회에서 차례로 상임부회장을 역임한 김하영, 윤광수 후보의 프리미엄을 업은 2파전으로 보였으나 대구상고와 경북OB 럭비 선수로 활약한 순수 체육인 윤진필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안갯속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전임 김관용 도지사와 현 이철우 도지사의 지지세력 대결, 수년 전까지만 해도 딴 살림을 살았으며 아직 완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엘리트와 생활체육계의 영역 다툼, 체육계 독립과 체육인들의 자존감 찾기 등을 놓고 이번 선거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투표권이 있는 정회원 경기단체 회장과 대의원, 23개 시·군 체육회 회장과 대의원 등 지지 세력도 중복돼 있는 상태다.

17일 경상북도체육회 회의실에 역대회장 사진들이 걸려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확연히 구분되지 않지만 김하영 후보는 김관용 도지사 때의 도체육회 임원진, 윤광수 후보는 이철우 도지사가 선임한 체육회 임원진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윤진필 후보는 체육인 독립을 강하게 지지하는 경기단체와 시·군 체육인들의 추대로 이번 선거에 나섰다.

이번 선거는 이철우 도지사의 의중이 특정 후보에게 쏠리지 않으면서 대세를 점치기가 더 어려워졌다. 따라서 투표 당일 후보자에게 각 10분씩 주어지는 소견 발표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투표권을 가진 체육인들이 얼마나 자율적인 투표를 할지도 변수다. 특정인의 입김에 따라 경기단체나 시·군 체육회가 줄서기 투표를 한다면 민간인 체육회장제도의 입법 취지는 사라질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누가 되든 2022년 재선에 나설 이철우 도지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명 중 떨어진 2명의 후보는 이래저래 이철우 도지사 탓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체육회처럼 단독 후보로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북도체육회(전신 영남체육회 포함)는 발족 당시인 1935~1945년, 1955~1961년 두 차례 민간인 회장 체제를 유지한 적이 있다. 1961년 5월 체육인들의 내분과 예산 확보 어려움으로 당시 박경원 도지사에게 회장 자리가 넘어간 뒤 지금까지 도지사가 당연직으로 회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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