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도시는 특별하다.'
문화도시 추진의 모토였다. 지역문화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살려 도시 브랜드를 만들고 사회경제 활성화로 연결되어야 하는 당위성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 한들 모든 도시를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꺼내 든 것이 문화도시 지정이었다. 지원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재정이었다. 적지 않은 돈을 그것도 5년 동안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의 도시들은 솔깃했다. 게다가 단체장들은 덤으로 업적 홍보를 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2018년 5월 문화도시가 첫발을 내디뎠다. 문화도시의 지정 근거는 2014년 만든 지역문화진흥법에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예비사업자로 19개 지방자치단체가 신청을 했다. 서류와 현장 평가를 거쳐 10개의 예비도시가 선정됐다. 대구와 포항이 포함됐다. 작년에 이들 도시는 1년 동안의 예비도시 성과와 사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받았다.
지난 세밑에 발표된 전국 7곳의 문화도시 선정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친 결과였다. 대구경북에서는 포항이 선정된 반면 대구는 탈락했다. 포항처럼 문화도시로 선정되면 앞으로 5년간 재정 지원을 받는다. 올해는 국비 100억원으로 선정 도시에 균등 지원한다. 국회에서 50억원의 예산 증액이 막판에 무산되어 액수가 늘지 못했다. 매칭 사업이므로 각 도시별로 평균 30억원 정도의 예산은 마련되는 셈이다. 내년에는 도시에 따라 차등 지원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포항과 달리 문화도시에서 탈락한 대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문화도시에 재도전하는 길이 있다. 말하자면 기존의 문화도시 추진 계획과 과정을 새롭게 고치고 보완해 재수를 하는 것이다.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탈락하면 한 번 더 예비사업을 연장하고 심의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번 문화도시에서 탈락한 3개 도시 모두 재신청을 할 경우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진다.
기초단체가 아닌 광역단체로 심의를 받은 도시는 대구가 유일했다. 지난해 예비도시 신청에서 3개의 기초단체를 묶어 문화도시를 신청한 광역시는 있었지만 탈락했다. 무엇보다 예산 규모 면에서 광역시가 추진하기에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최종 발표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언급이 있었다.
대구처럼 광역시가 조성할 수 있는 문화도시의 장점은 적지 않다. 구군 전체를 아우르며 소외 지역이나 기초단체가 손대기 힘든 콘텐츠를 찾아 주민들의 문화 향유와 참여를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를 지역적 공간으로 뚜렷이 나눌 수 없는 마당에 구군을 고르게 배려하고 함께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번에 대구는 이 같은 광역시로서의 고유성이나 장점을 다 보여 주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문화도시 재신청을 포기하는 것 또한 고려할 수 있다. 대구시가 재도전하면 구군은 문화도시 신청 기회조차 없다. 문화도시에 도전하려는 기초단체는 대구시의 탈락을 반겨야 하는 우스운 상황이 된다. 문화도시는 앞으로 해마다 한 차례씩 3번의 예비도시 신청 기회가 남아 있다. 이론적으로는 대구의 2, 3개 구군이 문화도시로 지정되어 예산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전국 30개 안팎, 광역시도별로는 2, 3개의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도 일치한다. 대구시의 선택과 집중을 주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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