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와 뇌병변장애가 있는 중증중복 발달장애인 아들(19)을 둔 A(50) 씨. 아들이 내년에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아내 혼자 장성한 아들을 24시간 돌볼 수 있을 지 걱정이 태산이다. A씨는 "2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할 지도 모른다"며 "생계가 문제"라고 했다.
지적장애 1급 아들(20)을 돌보는 B(49) 씨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특수학교 졸업 후 아들은 매일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한다. 식욕을 조절하지 못해 점점 체중은 불어나고, 짜증과 과잉(도전적) 행동도 심해지고 있다. B씨는 "갈수록 돌보기가 버거워지는 아들을 보며 앞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어진 발달장애인 자녀들을 돌보느라 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구시가 광역시 단위 최초로 이들에 대한 낮시간 돌봄 지원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중증중복 발달장애인'과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 돌봄센터를 각각 1곳씩 도입한다고 8일 밝혔다.
중증중복 발달장애인 주간 돌봄센터는 1월 중 대구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재활과학관 1층에 설치·운영하며,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 주간 돌봄센터는 오는 4월 운영기관 공모 이후 장소를 선정해 7월부터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중증중복 발달장애는 주장애 또는 부장애로 뇌병변, 시각 등 중복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또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자제하지 못해 가끔씩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들 발달장애인의 경우 19살까지는 특수학교 등을 통해 일정부분 서비스를 받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돌봄 서비스가 줄어들면서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고, 가족의 돌봄 부담 또한 가중돼 이중고를 겪기 일쑤다.
기존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직업재활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대부분 경증으로, 상대적으로 돌보기가 어려운 중증중복 또는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들은 기존 장애인복지시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구시는 중증중복 및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 돌봄센터를 설치·운영해 이들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달부터 먼저 설치·운영하는 중증중복 발달장애인 주간 돌봄센터는 대구대 대명동 캠퍼스 재활과학관 1층에 들어선다. 대구대가 장소 물색에 어려움을 겪던 대구시에 무상임대를 결정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중증중복과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낮시간 돌봄 체계 구축은 그동안 대구시의회, 장애인학부모, 장애인단체 등이 뜻을 모아 함께 하고자 한 사업"이라며 "올해 시 재정여건이 어느 때보다 어렵지만 장애인부모의 부양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세상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