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 대상으로 삼은 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말 방문했던 기지 등 핵심 기지 2곳이어서 미국에 충격을 가하고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에 있는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IS 격퇴 활동 핵심 거점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1년여 전인 2018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직접 다녀간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분쟁 지역에 주둔한 미군 부대를 찾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찾기도 했다.
미군과 연합군 1천500명 정도가 주둔하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 축출을 내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이 주둔해왔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다른 공격 목표가 된 이라크 북부의 에르빌 기지는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2004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4년 3개월간 주둔한 곳이기도 하다. 에르빌은 최근 몇 년간 이라크와 시리아를 무대로 한 미군과 연합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 활동에 있어 거점이 돼 온 곳이다. 에르빌은 특히 이라크의 다른 지역에 비해 미국인에게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미국에 주는 충격이 상당할 수 있다.
이란은 또 이번 공격에서 줄곧 '비례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한 데 따라 당한 만큼 미국에 그대로 되돌려 주겠다는 공격 형태를 보였다. 이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와 맞닿는다. 키사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로 비이슬람 권에도 잘 알려진 비례 대응의 원칙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심지어 공격 개시 시간(8일 오전 1시20분)도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폭격당해 죽은 시각과 정확히 맞춰 키사스 원칙을 부각했다. 이란은 지난해 7월에도 이란 유조선이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되자 보름 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유조선을 나포해 '키사스'식 대응을 한 바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긴장 고조나 전장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국민과 고위 군인을 겨냥한 비겁한 공격을 감행한 (미군) 기지에 대해 방어적인 비례 대응을 한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자리프 장관의 이 트윗 역시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했을 때 미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장본인을 '제거'했다면서 자위적 조처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을 키사스 식으로 그대로 되받은 것이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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