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요 연구원들은 수도권 근무 선호와 대학원생 감소 등으로 앞으로 인력수급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역 연구원들의 처우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산학연 협력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도권 근무 선호
지역 연구기관 석박사 구인난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수도권 근무 선호현상이다.
2016년 수도권 대학에서 석사 학위 취득 후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김모(30)씨는 "대구 출신이고 요건이 맞아 대구에 취업을 했지만 같이 공부한 친구들은 수도권 취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서울에는 조건이 좋은 직장도 많고, 모임도 많아 네트워킹이나 자기계발, 이직에 훨씬 유리하다"고 전했다.
오는 2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석사 졸업을 앞둔 A(26) 씨도 수도권 대기업 취업을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지방 출신이면 집 근처에서 자리를 알아보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기업 연구소도 채용에 유리한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서 졸업 후에는 어떻게든 수도권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경북연구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서울에서 출퇴근을 이어오다 수도권 이직에 성공해 퇴직한 연구원도 있었다"며 "그 정도로 지방 근무를 기피하다보니 기관 평가 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블라인드 채용을 중단하고 출신지역이라도 보고 뽑아야 하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지역 대학원 인력 감소
더 큰 문제는 지역 대학원 인재 풀도 줄어들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주요 4년제 대학교 대학원은 학생 충원률이 떨어지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간 정원 3천500명 내외였던 경북대 일반대학원의 재학생 충원률은 2017년 97.3%, 2018년 91.4%, 2019년 87.5%로 감소세를 보였다. 영남대 일반대학원 경우도 같은 기간 학생정원 1천668명 가운데 재학생 충원률이 2017년 89.7%, 2018년 81.6%, 2019년 77.2%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포스텍 대학원도 2017~2019년 재학생 충원률이 77.9%, 77.1%, 75.3%로 떨어지는 추세다.
이공계 연구인력 다수를 배출하는 국내 과학기술특성화대학교의 석박사과정 지원 및 등록인원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에서 지난해 분석해 발표한 2017~2019년 과기특성화대학교 4곳(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의 기초과학분야(물리·수학·화학·생명과학) 대학원생 숫자는 2017년 1천291명 지원, 533명 등록에서 2018년 1천174명 지원, 457명 등록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병역특례 축소 움직임, 산업계 및 정부지원 약화 등이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신진 연구인력 양성 기반이 약해지면 지방에서 먼저 인력난을 겪게 될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처우 개선, 산·학·연협력 필요
지역 연구기관의 석박사 구인난 해결을 위해서는 연구원들의 처우나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등 '당근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관계자는 "석박사급 연구원이나 행정직 직원이나 급여나 대우에서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처우가 열악한 편인데 내부적으로 일은 힘들다 보니 불만이 쌓인 직원들은 휴직이나 이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결국 처우를 현실화 해야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대구에 있는 한국뇌연구원은 연구원 채용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한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이 기관은 2018년 채용한 인력이 수도권 대학으로 이탈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후 연구원 인력수급 대책을 마련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우선 신규사업으로 올해부터 연간 8억원을 투입하는 '우수뇌과학자 유치 및 육성 지원 사업(KBRI Brain Brand)'을 추진한다. 아울러 글로벌 협력연구네트워크 구축에 올해부터 연간 3억원을 투입하는 등 국내외 우수 연구자 유치를 위한 연구비 지원안을 마련했다.
지역대학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2016년부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뇌과학전공과 연계를 강화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연구자로 육성하는 단계까지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한국뇌연구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지역 학생들이 지역에 자리잡을 수 있게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뇌산업 기반을 만드는 중장기전략을 과기부, 대구시와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