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불황에 더 빛난 사랑의 온도탑 100도 돌파

대구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6일 100도를 돌파했다. 성금 1억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는 1℃씩 올라간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도한 '희망 2020 나눔 캠페인'에서 세운 올해 목표액은 100억2천만원이다. 이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20일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58일 만에 목표를 넘어 역대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다. 대구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한파를 녹인 것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 탓에 모금 여건이 열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100억9천만원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며 기분 좋게 빗나갔다. 지난해 대비 12억3천만원, 모금액이 13.9% 늘었다. 개인과 기업의 기부행렬이 이어졌다. 개인기부는 40억3천여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억7천만원 증가했다. 저금통을 들고 온 유치원생에서 청소아주머니까지 작은 정성을 보탰다. 손주들을 위해 아껴둔 쌈짓돈을 꺼내 온 '어르신'들도 많았다. '키다리 아저씨'는 8년 연속 따뜻한 기부를 이어갔다. 대구 사랑의 온도탑을 한껏 높이는 데 1만4천500여 명의 대구 시민이 기꺼이 동참했다. 이들의 사랑으로 대구 사랑의 온도탑은 오히려 낮아 보였다.

기업들도 기부에 있어서는 불황을 탓하지 않았다. 법인 기부가 60억6천여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억6천여만원 증가했다. ㈜우리텍은 3년째 10억원을 기부하며 사랑의 온도를 10도나 높였다. 한국감정원도 6억원을 쾌척했다. 에스엘서봉재단은 지난해보다 3억2천만원 많은 4억4천만원을 내놓았다. 1억원 이상의 통 큰 기부를 이어간 기업이 10개가 넘는다. 특히 캠페인 기간 12명의 신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한 것은 가슴 뿌듯한 일이다.

대구는 경제 상황이 유독 녹록지 않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1인당 GRDP는 매년 꼴찌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사랑의 온도탑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은 대구 시민들의 가슴속에 어려운 이웃을 향한 뜨거운 피가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대구 시민들이야말로 진정한 대구의 자랑거리다. 이들의 온정이 대구라는 공동체를 살 만한 곳으로 가꿔가는 원동력이 된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를 채웠지만 모금은 이달 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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