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년 간 아동복지시설 후원해 온 박원용·현은희 부부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조금씩만 나누면 모두가 행복할 것”

12년 간 아내 한은희 씨와 아이들을 위한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박원용 씨. 윤영민 기자
12년 간 아내 한은희 씨와 아이들을 위한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박원용 씨. 윤영민 기자

"세상에 모든 아이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며, 우리 부부는 그저 이웃의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있을 뿐 입니다."

지역에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12년 동안 남몰래 지원해 온 부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 예천경찰서 정보보안과 정보경비계장 박원용 씨(사진)와 지보농협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의 아내 현은희 씨.

이 부부의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된 것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부의 시작은 2006년 첫째 아들이 태어나고, 2008년 둘째를 가지면서다. 둘째 임신 소식을 접한 박 씨는 자녀와 부인에게 느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나누기로 결심했다.

박원용 씨는 조금은 남다른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작은 기부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좋은 일은 결심한 순간 반드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는 박 씨는 곧장 주변에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지인의 소개로 인근 안동시에 있는 한 보육원을 알게됐고, 이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

남편 박 씨의 선행은 아내 현은희 씨에게도 이어졌다. 뒤늦게 남편의 선행을 알게 된 현 씨도 2009년 둘째를 출산한 뒤 남편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이렇게 함께 기부를 시작한 이 부부는 1년 동안 조금씩 모은 돈을 기부하기로 약속하고 매년 연말 보육원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부부가 매년 전달한 기부금은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 정도에 이른다.

부부의 선행은 매년 보육원에 기부금 전달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 부부는 2013년 또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보육원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성인이 돼 사회에 나갔을 때를 대비해 성인되기 전까지 매달 후원금을 적립해주고 독립 시에는 작지만 몫돈을 지급해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부부는 곧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는 13명의 아이들에게 매달 3만원씩을 적립해주는 후원자로 나서 2013년부터 아이들의 든든한 '키다리아저씨'가 됐다.

박원용 씨는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조금씩 나눈다면 모두가 함께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기부를 시작했다"며 "우리 부부가 매달 후원하고 있는 13명의 아이들은 보육원애서 지내는 모든 아이들의 아빠, 엄마, 형, 누나 역할을 하고 있는 감사한 친구들이다. 이들이 사회에서 나가 첫발을 뗄 때 적립된 후원금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박 씨는 유니세프와 장기기증운동본부 등에도 지속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아내 현은희 씨는 "사실 기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기부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준 신랑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이웃에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