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시니어들의 '후회 없는 삶'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겨울에 곧게 뻗어 앙상한 잎 떨어진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과 닮은꼴이 너무나 많다. 따뜻한 봄날에 새싹을 피우며 싱싱했던 나무가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들고 이내 잎이 떨어져 앙상하고 외롭게 서있는 모습을 모면 측은함이 들 정도로 슬퍼 보인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역마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인구 소멸에 대한 문제와 함께 매년 늘어나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노인층 유입은 우리 사회가 예전과는 다른 사회 형태를 요구하게 한다.

이에 따라 많은 중, 소도시에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 모델의 개발은 결국 인간의 삶의 질, 행복, 사회적 연대, 사회적 참여를 통해 인간의 사회성을 높이고 비경제적인 부분도 사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인정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가야만 앞으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 지금의 모습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베이비 붐' 세대들의 '제2의 인생' 설계와 올바르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갈망하는 '문화복지'라고 할 수 있다. 예전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가 '문화복지'라는 개념보다는 '재가복지'(병약자, 국민기초생활자)의 관점에서 노인을 바라보고 지원하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의 노인세대는 100세대를 맞이하여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보람 있게 지낼 수 있을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회가 아닌가! 은퇴 후 30~40년 간 내가 평생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일들을 찾아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것이 지금 노인세대들의 관심사이다. 사회가 문화복지의 대상으로 노인세대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당연히 누려야 하는 문화복지에 대해 스스로 알지 못하거나, 예전에 주입된 잘못된 인식 탓에 자주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인 세대가 노인 세대이기도 하다.

인간 생태학자 칼 필레머는 65세 이상 1천 500명 노인 대상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하였다. 그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하였다. 하루하루 현실에 대한 걱정으로 자신의 소중한 삶의 시간을 허비한 것 같다는 것이다. 지금 노인세대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2의 인생' 설계와 남은 삶을 위해 얼마나 보람있게 '시간'을 사용하느냐 일 것이다.

지금까지 사회를 위해 열심히 헌신하였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며 10년 뒤에 10년 전에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도록 자신의 삶을 위해 되짊어보는 '자기애'가 필요하지 않을까? 자신에게 남은 인생의 3분의 1이 내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임을 느낄 수 있다면 '후회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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