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꽃놀이 인증샷에 악플…"누군 안 나가고 싶나" 댓글 쇄도

'코로나 예민증' 걸린 시민들…마스크 없이 기침 땐 "교양 부족"
맨 얼굴 이웃 타면 엘리베이터 패싱
대중교통 옆자리 탑승 꺼리고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금지

지난달 31일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ATM코너 입구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지수 기자
지난달 31일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ATM코너 입구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지수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일상 복귀를 하는 사람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A(42) 씨는 얼마 전 어린 딸과 지하철을 탔다가 앞에 앉은 한 할머니가 기침을 하자 바로 일어나 다음 역에서 내렸다. A씨는 "옆 칸으로 옮기자니 유난스러운 거 같아 그냥 내려 다음 열차를 탔다"며 "이제 한 번씩 외출은 하긴 하지만 감염에 대한 공포는 예전과 비슷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일상 위생수칙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는 여전히 높다.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사러 왔다는 B(29) 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려다가도 마스크를 안 쓴 이웃이 보이면 타지 않는다"며 "직장에서도 마스크 없이 기침하는 동료들을 보면 교양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낳은 '안전 민감증'으로 인한 갈등도 빈발하고 있다. 수성구에 사는 C(37) 씨는 얼마 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떠난 가족 나들이와 외식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C씨는 "외출 시 마스크를 쓰고 위생수칙을 잘 지켰지만 누군가에게는 개념 없는 행동으로 비친 것 같다"고 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른바 '꽃놀이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을 향해 '누구는 안 나가고 싶어 나가지 않는 줄 아느냐', '답답함을 참는 사람을 허무하게 한다'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종훈 대구시 통합심리지원단장은 "위기 상황에서 사람에 대한 혐오는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감염 사실을 오히려 숨기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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