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역할요? 물론 있지요. 그리고 영향력도 여전히 큽니다. 예전처럼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윤임술(98·사진) 일경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은 우리 나이로 아흔아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종이 신문이 여전히 큰 사회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이 대세라지만 여전히 종이 신문의 힘은 막강하다는 것이다.
7일은 신문의 날. 평생 신문사에 몸담아왔으며, 여전히 종이 신문의 열혈 애독자요, 신문에 대해 따끔한 지적까지 아끼지 않는 윤 이사장(부산일보 사장, 한국신문연구소장 등을 지냈다)은 변화에 잘 적응해나간다면 종이신문의 매체 영향력은 영속될 것이라고 했다.
"어린 청소년들은 신문을 발로 찹니다. 젊은이들은 휴대전화로 떠나가버렸고, 40·50대는 바빠서 종이신문 볼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아주 훌륭하고 탄탄한 독자층이 여전히 있습니다. 바로 50·60대 독자들입니다. 예전엔 50·60대를 노인으로 봤지만, 이제는 다르죠. 경제력도 있고 기력도 청년들 못지않게 셉니다. 이들이 여전히 신문을 열심히 보는 독자층들입니다."
윤 이사장은 하지만 50·60대를 잡기 위한 신문사들의 노력은 너무 더디다고 지적했다.
"활자를 키워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신문 활자가 너무 작아 50·60대가 읽기 힘들어요. 제가 1982년부터 보고서를 만들어 활자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신문을 한번 보세요, 우리보다 활자가 1.5배는 더 큽니다. 때문에 일본 신문은 노년층들이 돋보기 없이 봅니다. 우리나라의 신문 제작 수준이 높지만, 신문 잘 만들면 뭐합니까? 읽지를 못하는데요."
그는 노트를 꺼내더니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1천28만여부, 아사히신문은 832만여부가 나간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부수가 제일 많이 나가는 신문이 167만여부인데 읽기 어려운 작은 활자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고령자가 더욱 많이 늘어납니다. 종이신문을 음미하는 독자가 더 늘어납니다. 그런데 활자를 이렇게 내버려두면 안 되지요. 우리나라 기자들 수준도 높고, 기사 내용도 좋은데 읽지 못하게 만들어놓으니 자꾸만 외면받는 겁니다. 우리와 사정이 다른 미국이나 영국 신문시장을 보지 말고 활자를 확 키워놓은 일본 시장만 잘 읽어도 우리나라 종이신문은 더 많은 독자 확보가 가능합니다."
윤 이사장은 신문사가 활자를 키우는 결단을 한다면 우선적으로 사설이나 칼럼 활자부터 키워보라고 제언했다.
"돋보기를 쓰면 신문을 오래 읽지 못합니다. 파일럿 개념으로 사설이나 칼럼부터 활자를 키우면 노년층 독자들이 더욱 편안하게 종이신문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종이신문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을 목표로 삼아 그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며 "지금 젊은층이 종이신문과 떨어져 있지만 그들도 나이가 들면 이쪽으로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국제신문 창설자인 일경(一耕) 김형두 선생 기념사업으로서 1996년 설립된 재단법인 일경언론문화재단을 이끌며 지방언론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년 전국의 지역언론 보도 내용을 심사해 우수한 작품을 선정, 시상하면서 지역언론의 사기를 키우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