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 여행 왔다가’ 서울 관광객 4명 울진에 격리

일행 3명 확진자 접촉 드러나…별장 여행 중 자가격리 통보
타지역으로 이동제한에 걸려…불안한 주민들 "동선 공개하라"

울진군의료원에서 코로나19 의심자에 대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울진군의료원에서 코로나19 의심자에 대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울진군 제공

봄을 맞아 경북 울진군을 찾은 서울 관광객 4명이 갑작스레 2주간 울진에 갇히게 됐다.

여행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밝혀지며 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탓이다.

이들은 본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현행법상 타지역으로의 이동이 금지된다.

울진군안전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에서 온 관광객 4명이 생활치료센터(울진군 북면 구수곡휴양림)에 입소했다.

친구인 이들은 지난달 27일 1명이 먼저 자신의 울진지역 별장에 오고난 뒤 나머지 3명이 지난 1일 합류해 며칠간 여행을 즐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일 오후 12시쯤 서울 송파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나중에 합류한 3명이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서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송파구보건소는 즉시 이들 3명을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하고 위치추적을 통해 이들이 울진에 머물고 있는 것을 확인해 3일 오후 5시 30분쯤 울진군에 해당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울진군은 4일 오전 10시 30분쯤 이들 4명을 모두 울진 생활치료센터에 격리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즉시 타지역으로의 이동이 금지돼 있으며,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들이 지난 1일 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최소 오는 14일(2주간)까지 울진에 갇혀 있어야 하는 셈이다.

아직까지 4명 모두 별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울진군은 1일 2회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지켜본 뒤 검사 여부 등을 판단할 계획이다.

한편,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울진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동선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울진군에서는 이들이 머무르는 동안 별장에서 특별히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발표했지만, 카드내역 조사 등 명확한 근거자료가 없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울진군 울진읍의 한 상가 주인은 "입소하기까지 사흘가량 걸렸는데 식당은 커녕 동네마트조차 가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면서 "비록 확진자는 아니라도 동네를 돌아다니기가 겁이 난다. 갖가지 소문이 터지고 있는 등 주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확진자가 아닐 경우 동선 공개가 불가능한 탓에 한동안 주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 관계자는 "확진자가 아니라 동선공개는 물론 카드내역이나 휴대폰 위치추적 등 강도높은 조사를 하기 힘들다. 다만 대면 조사결과 이들이 충분한 식자재를 이미 별장에 갖추고 있어서 크게 이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타지역 유입이 많은 터미널이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방역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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