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당, 현역·당선인 142명 대상 전수 조사

10일 오전 발표 예정, 총선 참패 책임 있는 현 지도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반발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외 다양한 의견 쏟아져 상당기간 내홍 불가피 전망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자정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돌아선 민심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구성원들의 백가쟁명식 의견 제시만 이어질 뿐 이를 종합·정리해 구체적인 대안으로 엮어낼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최고위원회의 제안이 세 시간도 채 안 돼 의원총회에서 퇴짜를 맞는 등 통합당의 의사결정시스템이 와해됐기 때문에 상당기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합당은 21일 현역 국회의원과 제21대 총선 당선인 142명을 대상으로 당 수습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수 조사했다.

구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권한과 활동 시한, 누가 비대위를 이끄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결과는 22일 오전 10시 당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가 발표할 예정이다.

심 권한대행은 "20대 의원과 21대 당선인을 전수 조사해 단 한 표라도 많은 쪽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전수조사 결과가 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원총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비대위 구성안을 지도부가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그동안 수차례 비대위 체제를 시도했지만 진정한 쇄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비대위 무용론(無用論)'을 제기하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21일 "외부 인사에게 당을 맡긴다면 나약하고 주체성도 없는 정당이란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고, 박성중 의원도 "비대위를 여러 번 경험했지만 큰 결과를 얻지 못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선인 총회에서 신속하게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신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하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총선 참패에 책임을 져야 할 현 지도부가 당의 진로와 관련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당선인은 "당의 진로와 관련해 전화로 의견을 개진하라는 연락이 왔던데 구두로 진술한 내용이 어떻게 정리가 돼 표결처리가 될지 알 수가 없다"며 "현역 의원과 당선인들의 의견이 지도부가 제시한 틀에 맞춰 편집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4년 동안 원내에서 활동할 당선인(84명)보다 현역 의원(92명)의 목소리가 당의 진로에 더 많이 반영되는 전수조사의 효용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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