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프라자갤러리는 10일(일)까지 인간 실존과 사물의 본질적 문제를 무겁지 않은 표현 양식과 경쾌한 조형언어로 탐구해온 '최영림 드로잉전'을 연다.
전후 우리나라 화단에서 목가적 서정주의를 대변하는 화가 최영림(1916~1985)은 토속적인 민담과 설화를 근거로 한국적 해학미가 가미된 에로티시즘을 구현했던 대표적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세계는 처자식을 고향에 두고 온 월남 작가의 망향의식이 바탕에 짙게 깔려 있어 현실세계의 고통을 환상적인 설화의 세계로 환치시켜 왔다.
최영림의 작품은 캔버스에 고운 황토 가루나 모래를 접착제로 바른 후 물감을 칠하고 그 위에, 목판화에서 영향 받은 선 중심의 간단명료한 묘사와 역동적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평양 출생으로 1935년 제14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며 일본 유학을 한 그는 1950년 한국전쟁 때 월남해 화단활동을 시작했다. 월남 이후 그의 작품 세계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 데 '흑색시대' '황토색 시대' '설화시대'가 그것이다. 여기에 화풍은 표현주의적 경향과 '피카소의 영향'이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인체와 풍경, 정물 등 다양한 주제의 드로잉 작품 60여 점과 유화, 판화 등 모두 70여 점이 선보인다.
드로잉 작품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인상들은 현실 속 여성이 아니라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 여인의 모습들이다. 꽃이 만발하고 새와 짐승도 어울려 합창하는 봄 동산에서 꿈을 꾸듯 화폭 속 여인들은 밝고 청순하며 옷가지마저 훌렁 벗어버린 채 뛰어 놀고 있다. 이를 통해 최영림은 여성 이미지를 통해 태고적 모든 존재의 시작을 암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이 갖는 생명 창조의 신비를 그려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작품 속 풍만한 가슴과 기이하게 큰 얼굴, 왜곡되고 과장된 몸매의 나부(裸婦)들은 욕망의 대상이라기보다 모성본능, 망향정신이 스며든 조형화 작업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문의 053)420-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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