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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너도 그렇다  

최보라 DIMF 문화사업팀장

최보라 DIMF 문화사업팀장
최보라 DIMF 문화사업팀장

최근 대구지역 대학들이 1학기 강의를 모두 화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일찍이 결혼하여 열심히 육아중인 친구들도 초등학생인 자녀의 화상수업을 돕느라 바쁘다는 소식을 전하고, 대학에서 강의중인 친구는 전에 없던 화상수업으로 수업준비 시간이 배가되었다고 어려움을 토한다.

한편, 재수까지 하며 어렵게 대학에 들어간 사촌은 모니터 너머로 교수님과 학우들을 만났지만 그다지 재밌어 보이지도, 강의가 귀에 잘 들어오는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딤프 사무국에서도 최초로 화상 이사회를 진행했다. 연세가 많아 접속이 힘들진 않으실까 조심스레 걱정을 가졌던 이사님들께서도 문제없이 이사회에 참석하셨고 생각보다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신풍속도라고 봐야하겠다. 세상이 정말 바뀌고 있다.

공연장에서 마지막으로 공연을 본 것은 지난 연말쯤인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정말 수백 번을 보았다고 생각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객석에 앉아 다시 보니 같은 무대지만 새롭고, 배우들의 연기는 새삼 놀라웠다. 역시 하늘 아래 같은 공연은 없는 것인가? 볼 때마다 다른 호흡과 감동으로 다가오는 작품을 보면서 정말 명작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함께 관람한 친구에게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있다. 뮤지컬이란 것도 자세히, 오래 보아야 예쁘고 더 사랑스러운 모양이다.

딤프(DIMF)에도 자세히, 오래 보아야 이쁘고 사랑스러운 뮤지컬이 한 편 있다. 뮤지컬 '투란도트'가 그것이다. 투란도트는 지난 2011년 초연된 이후 거의 매년 딤프 축제기간에 무대에 오르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오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동유럽에 라이선스까지 수출하는 쾌거를 올린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독성 있는 음악은 언제나 호평을 받고 있지만 물가에 내놓은 아기처럼 항상 마음이 쓰이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올해는 투란도트 1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많은 것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딤프에서는 투란도트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상영회를 준비했다.

어린이날까지 딤프 유튜브를 통해서 투란도트 전막을 즐길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딤프가 가진 모든 아카이브 자료들을 탈탈 털어 축제가 전해왔던 많은 기쁨의 순간들을 나누려고 준비하고 있다. 축제라는 것이 대중들을 위한 것이지만 시간과 마음을 들여 찾아가지 않으면 닿을 수가 없기에 이렇게나마 짧게라도 경험해보시길 바래본다.

무대라는 것,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가장 큰 캐릭터는 배우와 관객이 직접 만나 시너지를 내는 생동감에 있을 것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공연계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무대가 전해주는 짜릿한 생동감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되지 못할 것이다. 이에 준비한 유튜브가 전하는 작은 위로가 다가오는 10월, 딤프 축제의 순간까지 조금이라도 버틸 위안과 힘으로 전달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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