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0년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이젠 그늘을 살펴라

대구시가 지난 2009년 도입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성과가 나타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배우는 모양이다. 전국 첫 실시로 반대도 많았고 대중교통 외 출입 통제에 따른 피해 예상 도심 상가와 주민들 불만도 컸다. 하지만 도입 10년 차 없는 거리 조성 등으로 걷기 좋은 도심이 되자 골목 상권 회복 등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니 다행이다.

과거 반월당네거리~대구역네거리의 1㎞쯤은 만성적 혼잡 구간이었지만 시내버스와 일부 시간대의 택시만 다니는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으로 달라졌다. 상습적 교통체증과 불법 주정차가 사라지고 150여 개 노점상과 흉물 같던 전봇대 철거로 저절로 걷기 좋은 거리가 조성됐다. 사람들이 골목을 샅샅이 다니고 살피는 문화로 도심이 점차 살아났다.

자가용보다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젊은이가 도심을 누비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고 도심 유동 인구도 절로 불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활성화의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 취지에 걸맞은 긍정적 효과들이 나타났다. 세월의 변화와 제도 정착에 따른 이런 효과를 살핀 서울과 부산, 경기도 수원시와 제주도 등이 본보기로 쓸 만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무엇보다 유동 인구의 심각한 쏠림이다. 실제 반월당네거리~중앙네거리 구간 남측에는 사람이 붐비지만 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 구간 북측은 그렇지 못해 침체된 모습이다. 남측 구간에는 젊은이가 몰리지만 북측 구간은 반대 현상이다. 남북 상권 모습이 단절되는 바람에 반쪽 도심 활성화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당국은 속수무책이니 상인과 주민 불만은 마땅하다.

대구시는 다른 지자체가 10년 경험의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실시에 따른 명암을 분석, 장점에다 새로운 생각을 접목시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젊은이의 발길을 끌 공간 마련 등 특색 있는 활동을 보탠 진일보된 행정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 대구가 거꾸로 그들을 배워 원용할 때다. 지난날의 성과와 장단점, 명암을 따져 전국 첫 도입 명성에 걸맞은 후속 정책을 잇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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