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후유증…'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은?

[코로나 파고를 넘어라] (6) 오프라인 유통업계 "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
백화점 매출 감소 심각, 4월 들어 회복세
RC카 체험장, 공룡 테마파크, 골프시타실 등으로 고객 발길 붙들어
현백 대구점, 대구신세계는 명품 매출 사수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조성된 RC카 체험장. 롯데백화점 제공.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조성된 RC카 체험장. 롯데백화점 제공.

코로나19로 심각한 손해를 본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올해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수혜를 본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생존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온라인을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대구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체험형 매장 확대와 명품 매출 사수 등 각 매장이 가진 장점을 특화해 하반기 매출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5일 각 업체에 따르면 대구지역 백화점의 매출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추이를 보면 ▷롯데백화점 대구점 3월 -60%, 4월 -33% ▷대구백화점 3월 -50%, 4월 -20% ▷대구 신세계백화점 3월 -61%, 4월 -32% ▷현대백화점 대구점 3월 -55%, 4월 -22%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든 지난달은 전월과 비교해 감소폭이 절반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매출 신장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구 한 백화점 관계자는 "회복세라고는 하지만 지금 나오는 숫자들은 지금껏 겪은 적 없는 안 좋은 수치"라고 했다.

생필품 위주인 대형마트는 그나마 타격이 덜해 전년 동기 대비 롯데마트 칠성점의 3월 매출은 -13.4%에서 4월 -7%로 수준으로 회복했다.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은 대구지역 이마트의 경우도 최근에는 상당 부분 매출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늘어난 온라인 소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고 이를 매출 증대로 연결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경쟁 상대를 같은 유통업계가 아닌 영화관이나 문화시설로 설정하고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고 있는 곳도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여가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비디오 게임장. 롯데백화점 제공.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비디오 게임장.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난달 7일 8층에 약 1천226㎡ 규모의 '다이노소어 테마파크'를 개장했다. 중생대 콘셉트의 인테리어로 테마파크를 꾸미고 좌석을 텐트 안에 배치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층 야외공간에는 무선조종 RC카 체험장을 만들어 어린이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문태훈 롯데백화점 영업기획팀장은 "지금은 고객을 계속 오게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며 체험형 공간 확대 취지를 설명했다.

이마트 성서점은 야외활동 인구 증가로 수요가 급증한 낚시용품 판매대를 최근 리뉴얼했다. 천장에 낚싯대를 전시하고 고객이 손맛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낚싯대를 던져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성서점·만촌점에 조성된 골프시타실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은 주 고객인 40~60대 시니어를 겨냥한 매장과 서비스를 대폭 확대·강화하고 있다. 기존 시니어 용품 매장인 '어울마당'에 시니어 전문 용품을 추가 보급하고 프로모션을 강화해 시니어를 핵심 고객으로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대구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명품 마케팅을 확대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중저가 제품과 달리 유통경로가 한정돼 있고 직접 매장에 들러 대접받는 기분을 느끼며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명품을 중심으로 최대한 올해 매출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두 백화점의 3, 4월 명품 매출은 전체 매출 감소 대비 절반 정도에 불과해 코로나19에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기존에 명품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에 대한 판촉 수위를 높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명품 물량 확보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돼도 오프라인 유통업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각 매장이 가진 장점으로 지역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이마트 성서점의 낚시용품 매장. 이마트 제공.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있다. 이마트 성서점의 낚시용품 매장.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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