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을 비롯한 영세업종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원금 사용이 특정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보복소비'가 영세업종으로 향하지 않는 데다 전통시장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가 어렵다는 인식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A씨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주 매출이 한 주 전보다 오히려 10% 정도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어려운 전통시장 점포들은 매출 상승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시장보다는 식자재마트나 동네 중형마트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최대 수혜자인 것 같다. 시장에는 신용카드 사용이 안되는 곳이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며 "정말 어려운 시장 상인들 매출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온 '보복소비'에서도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고 지적한다. 고급 음식점이나 미용실, 가정용 게임기 판매 대리점 등 상대적으로 이용 가격이 높은 곳은 매출이 늘어난 반면 영세식당이나 카페의 경우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가정용 게임기 판매 대리점의 경우 지난주 매출이 한 주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평소 대형마트나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 쏠렸던 가정용 게임기 수요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동네 대리점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게임가게 업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부터 사용이 가능한지 문의가 많았다. 수십만원대의 가정용 게임기 구입에 부담을 느끼던 20, 30대 손님이 많다"며 "일종의 '공돈'이 생기면서 그동안 벼르던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동향을 보면 단기소비 형태로 규모가 큰 특정 업종에 소비가 몰리고 있다. 취약계층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는다는 기존 취지와는 조금 엇나간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통계가 나오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영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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