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의 시청률이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다. 이전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컴백전쟁:퀸덤'의 평균 시청률이 0.8%였던데 반해 '로드 투 킹덤'은 6회까지 평균 0.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관심을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 콘텐츠로 만회하고 있다면 할 말은 없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인터넷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언급되는 관심의 정도는 이전 시즌만 못하다는 게 아이돌 판을 보는 사람들의 냉정한 판단이다.
그렇다면 '로드 투 킹덤'은 매 회차마다 각 아이돌 소속사의 재정상태가 걱정될만큼의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관심도가 그리 높지 않을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실수는 '탈락제 도입'이라고 본다. 이미 탈락제 도입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안그래도 1군과 2군을 나누는 듯한 분위기부터 짜증나는데 거기에다 탈락하는 팀까지 생긴다면 고통스러워서 제대로 볼 수 있겠느냐는 거다. 이는 우리나라 팬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 'Mnet sucks(엠넷은 썩었다)'라는 댓글을 남기게 만든 원흉이다.
차라리 '로드 투 킹덤'을 '컴백전쟁:킹덤'에 진출시킬 '슈퍼루키'를 뽑는 프로그램으로 바꿨으면 어땠을까? '로드 투 킹덤'을 보면서 올해 데뷔한 TOO(티오오)의 역량이 신인 치고는 절대 낮지 않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펜타곤, 골든차일드, 더보이즈, 온앤오프를 '컴백전쟁:킹덤'에 출연시키고 TOO, 베리베리, 원어스와 함께 MCND, 크래비티 등 2019년~2020년 사이 데뷔한 신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끼와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인 뒤 평가를 받게 했다면? 적어도 엠넷이 자의적으로 1군 아이돌과 2군 아이돌을 나눈다는 비판도 피하면서 당찬 신인을 발굴한다는 엠넷의 명분도 서는 등 다양한 상승효과를 냈을지도 모른다. 물론 '로드 투 킹덤'의 시청률이 지금만큼이라도 보장될 거라는 장담은 사실 못하겠다.
"경쟁이 나쁜 거냐"라고 반문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드린다면, 경쟁이 필요한 건 인정한다. 하지만, 경쟁이 잔인해지고 또 인간성을 잃으면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로드 투 킹덤'이 됐든 '컴백전쟁:킹덤'이 됐든 지금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돌들은 따지고보면 로마시대의 검투사들이다. 서로 칼 싸움을 하다가 누군가의 칼에 찔려 죽거나 다치면 환호성을 보내는 로마시민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며 어느 팀을 죽이네 살리네 하는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이왕 경쟁할 거면 적어도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는, 명분 있는 경쟁을 하자는 거다. 그게 그렇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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