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3주년인 10일, 5공화국 시절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던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6·10 기념식 참석은 취임 직후인 2017년에 이어 3년 만이며,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서 열린 6·10 기념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고(故)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아 사망한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도 방문했다.
이날 기념식은 4·19 혁명 60주년과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의 맥을 이어 대통령 직선제를 국민의 힘으로 쟁취한 역사적 의미를 담아 '꽃이 피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6·10 민주항쟁 당시 시민이 경찰에게 장미꽃을 달아주며 폭력에 저항했던 의미를 되살린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며 "또한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갈등과 합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라며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안함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고,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면서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의 기념식 개최에 대해 "민주인사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며 "이제 남영동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 김정숙 여사와 함께 509호 조사실을 찾아 박 열사의 영정에 헌화했다. 물고문 현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철저한 고립감 속에 여러 가지를 무너뜨려 버리고 처음부터 공포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찰이 민주인권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이곳을 내놓은 것도 큰 용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등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인혁당 사건을 폭로한 조지 오글 목사 등 2명에게 국민포장을 이날 기념식에서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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