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면서 귀성객들의 발길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캠핑장 등 인적이 드문 곳엔 방문객이 늘면서 고향 방문을 포기한 사람들이 가족들만의 한적한 여가활동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 나들목의 차량 이동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추석 포항 나들목의 차량 통행량은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1만9천여대, 추석 당일인 1일은 2만2천여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9월 13일)과 비교했을 때 각각 6천여대·9천여대가 줄어든 수치다.
서포항 나들목의 경우는 지난달 30일 4천400여대, 지난 1일 5천400여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각각 2천400대·4천200대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경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 통행량은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3만6천여대, 추석 당일인 1일은 4만5천여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7천여대와 1만5천여대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찌감치 고향 가기를 포기한 시민들은 인파가 북적이는 곳을 피해 가족 단위로 연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1일 오전 포항시 북구 송라면 등 포항지역 산간지역과 바닷가 인근 캠핑장은 빈 자리를 찾지 못할 정도로 가득 찼다.
대부분 고향인 서울이나 부산 등 멀리 가지 못한 이들이었다.
포항시민 김현욱(39) 씨는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이 이번 명절에는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집에만 있기는 답답해 가까운 캠핑장을 찾았다"며 "감염병 탓이라고 하지만 고향에 가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쉽다"고 했다.
북구 송라면 한 캠핑장 사장은 "명절날 캠핑장에 사람이 이렇게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보통 명절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 쉬곤 했는데 예약전화가 빗발쳐 문을 열게됐다"고 했다.
북구 칠포해수욕장 등 솔숲이 넓은 자연발생 유원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텐트를 친 허무학(38) 씨는 "명절 이틀 전부터 자리를 잡아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며 "고향인 부산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곳에서 아내, 자녀들과 달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등 낚시명소에도 고향에 가지 못한 이들로 붐볐다. 특히 바닷가를 중심으로 차량에 텐트를 붙여 숙식을 하는 이른바 '차박' 캠핑은 어디에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차박 캠핑을 하는 김경호(42) 씨는 "사람이 없는 곳을 찾으러 다니다 보니 차박을 하게 됐다"며 "사람이 몰리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해 한 곳에만 머물지 않고 옮겨다니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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