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대구] 전태일 열사 분신 전날 실린 노동권 기사

전태일 열사의 장례식에서 영정을 품은 이소선 여사. 매일신문DB

1970년 11월 12일자 매일신문 7면에 실린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권익에 관한 기사. 매일신문 DB

지난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지 50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대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 열사는 이날 "근로기준법을 지켜주고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전태일 열사가 숨지기 하루 전날 그의 고향인 대구에는 의미심장한 기사 하나가 나왔습니다. 1970년 11월 12일 매일신문 7면에 실린 '짓밟힌 근로자 權益(권익)'이라는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경상북도내 1천여개 사업장 중 노동조합의 결성 비율은 겨우 32%밖에 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경북도의 조사에 의하면 종업원 16명 이상의 사업장은 모두 1천12곳이며 이 중 노동조합이 결성된 사업장은 320개소밖에 없더라는 내용입니다.

기사는 이같은 현상을 "사업주들이 최소한의 인건비로 최대의 이익을 얻으려하기 때문에 벌어진다"고 분석하면서 "이 바람에 8시간 노동제, 부녀자 야간작업 금지, 최저임금 보장 등 기본 근로조건 마저 무시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의 무성의와 업주의 횡포는 사실상 근로기준법을 사문화 시키고 있는 실정이며 근로자의 권익 옹호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당국의 감독을 아쉽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매일신문을 통해서는 전태일 열사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전태일 열사의 희생이 앞으로 많은 노동운동의 초석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을테고 대구 출신이라는 것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때니까 뉴스로서 선택이 안 됐을거라 짐작해 봅니다.

1970년 11월 18일자 매일신문 8면에 실린 전기차 사진. 매일신문 DB

50년 전에 사람들이 생각한 전기차는 어떤 모양이었을까요? 1970년 11월 11일자 매일신문 8면에 '實驗用(실험용) 無(무)매연차'라는 기사를 봅시다. "회전식 '엔진'과 전기 '바테리'를 병용한 實驗用(실험용) 無(무)매연車輛(차량) '엑스005'號가 지난 10월30일부터 2週間(주간) 열리는 東京(동경) 모터쇼에 전시되었다"라는 사진기사인데요, 아마 요즘으로 치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시제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진으로 보는 차의 모양은 우리가 익히 아는 차의 모양이 아니라 뭔가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이기는 합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는 데 거의 50년이 걸렸다니 빠른 기술 발전의 흐름을 느낄 수가 있는 사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