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남후면 단호리 뒷산.
속절없이 다시 민둥산이 됐습니다.
압록강 건너 낯선 북녘 땅 인줄 알았습니다.
파란 제무시(G.M.C)가 벌목현장을 누비던
초롱불의 70년대 산판 현장인줄 알았습니다.
지난 4월 풍천에서 남후까지 번지 안동산불.
초속 8m 강풍에 이틀 밤 사흘 낮 동안
1천944ha 산림을 싹 태운, 역대급 이었습니다.
최근 20년 간
1천ha 이상 집어삼킨 대형 산불만 해도 10건.
대형 화마가 고성·강릉·동해·삼척을 지나
이젠 안동까지 남하했습니다.
바다 건너 사정은 재앙 수준입니다.
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수 개월간 우리나라 면적의 63%를 쓸고
4만 마리에 가까운 코알라,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을 앗아갔습니다.
올 여름 미국 서부해안 3개 주에서는
남한의 20%에 이르는 마을과 터전이,
동토의 땅 시베리아·극동지역에서도
남한의 1/10크기의 산림이 불바다가 됐습니다.
산불이 성이나 지구를 위협하는 괴물이 됐습니다.
이 또한 기후변화의 부메랑입니다.
온난화로 건조일수가 늘어
산불을 막아주던 '방어 습기'는 힘을 못 쓰고
불씨는 기세가 등등해 산을 날아다닙니다.
이 민둥산에 언제 다시 토끼가 뛰고
호주의 코알라는 또 언제 얼굴을 내밀까요.
개미는 13년, 새는 19년, 야생동물은 35년.
토양 복원은 무려 1백년...
국립산림과학원이 분석한 산불지역 복원 햇수입니다.
여름을 통째 해치웠던 비.
한방울이 아쉬운 초겨울입니다.
바싹 마른 산천, 잔뜩 벼른 불씨가
꼭 폭풍전야 같습니다.
땅에선 산불감시원이, 하늘에선 소방헬기가
오늘도 목청을 높여 산길을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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