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1시쯤 대구 동구 금호강 둔치. 잡초를 헤집던 정재헌 씨 손에 비닐 한 무더기가 걸려 나왔다. 깨진 병부터 스티로폼 조각, 내복, 운동화 한 짝까지. 허리를 숙일 때마다 흙 묻은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구지역 상인들이 '플로깅(plogging)'에 팔을 걷어붙였다. 플로깅은 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한다. 이날 이들은 동구 방촌동 화랑교 아래 모여 4㎞가량을 걸으며 강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1시간 정도 쓰레기를 줍다 보니 어느새 50ℓ종량제 봉투 4장이 가득 찼다. 일부 쓰레기는 부피가 너무 커 쓰레기 봉투에 담기 어려울 정도였다.
참가자 이승은 씨는 "강변이나 강물에 비닐이 너무 많이 버려져 있어 깜짝 놀랐다"며 "대형 돗자리나 고무 파이프, 운동화 한 짝처럼 도대체 어디서부터 흘러 들어왔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쓰레기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플로깅에 참여한 상인들은 지난 3월부터 대구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 활동에 동참해온 이들이다.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덜 배출할 수 있도록 매장에서도 사소한 실천을 해오고 있다.
방법도 저마다 다양하다. 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아이스크림 가게 '헤이차일드'를 운영하는 최종은·정재헌 씨는 자전거를 타고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가격 할인을 해주고 있다.
최 씨는 "손님들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정말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며 "가게에 '차량 대신 자전거를 타고 오면 할인해준다'는 안내판을 세워두니 손님들도 서서히 왜 자전거를 타는 게 환경에 좋은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거 같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베이커리 '마마플레이트'를 운영하는 김소향 씨는 "빵을 포장하는데 비닐 대신 종이봉투인 크라프트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매장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언젠가 손님들과도 플로깅을 같이 하는 등 새로운 활동도 고민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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