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병관의 광장] 코로나바이러스 시기와 옥상정원

장병관 대구대 도시조경학부 교수

장병관 대구대 도시조경학부 교수
장병관 대구대 도시조경학부 교수

대구시는 도심의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도심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푸른 옥상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는 시점 주변 옥상 경관을 생활 밀착형 공간인 하늘정원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아마도 현재 추진하는 사업은 하늘정원 조성의 연장선상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세종특별시 정부종합청사 옥상정원은 건물 15개 동 전체를 하나로 연결한 총길이 3.5㎞ 정원이며, 세계 최대의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 옥상정원은 녹지 면적이 약 5만9천500㎡(1만8천 평)이며, 나무와 풀 등 130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과 이후로 생각해 볼 때 크게 대면 사회와 비대면 사회로 구분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누구와의 만남에서 하루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공공 공간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정보와 지식을 얻는가 하면 함께하는 식사 속에서 친근감을 쌓아 가며 자연스럽게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인 지금 우리는 비대면으로 지낼 수 있는 방법만 찾아서 생활하고 있다. 즉 재택근무로 일을 보고, 생활필수품은 택배로 받고 타인과의 사교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로 하면서 지내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자연과의 접촉이다. 우리가 외출을 하지 않고 유일하게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곳은 정원뿐이다. 최근 미국의 건축가들은 당분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해결책이 별로 없다는 인식 아래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건축공간을 만드는 데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뉴욕의 경우, 고밀도 공동 주거단지의 경우, 앞으로는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더 많이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자면 최적의 거리 간격을 유지하면서 이동식 의자를 비치하는 등, 대규모 지역 주민을 위한 옥상정원과 같은 여러 야외 장소를 기획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도시를 추구하는 유럽 도시의 공동주택 경우 최상층에만 옥상정원이 있는 것이 아니다. 5층마다 한 층 전부를 식물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사람만 사는 공간이 아닌 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할애하는 멋진 생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 정원은 그 어느 때보다 도시 건강에 중요한 공간이다. 학교, 기업, 교회, 도서관 및 기타 상업 시설 등이 문을 닫았을 때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바로 정원이다. 실내 및 실외의 정원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위협으로 인해 우리 대부분은 이제 도시를 돌아다니는 대신 집에 머무르도록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오래 실내에 머물 수 있을까?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말이 하나의 유행어로 등장한 것을 보면 지속적 실내 생활의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처럼 우울한 시기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원은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정원에서 꽃과 채소와 과일을 가꾸면서 감상하고 수확의 즐거움을 함께할 때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이웃과 사교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아파트가 일반화된 시대여서 대다수 사람들이 개인의 정원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최선의 방책은 아파트 옥상을 개방하여 정원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차 아파트는 유럽 도시와 같이 식물과 공존하는 건물 층도 함께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연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방된 곳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자연을 즐길 때 우리 모두의 건강은 잘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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