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우들의 희생이 잊혀지지 않기를..." 최영린 6·25참전유공자회 대구시 중구지회장

10일 오전 달성공원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린 6·25참전유공자회 대구시 중구지회 지회장이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10일 오전 달성공원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린 6·25참전유공자회 대구시 중구지회 지회장이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우들의 피땀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해주세요. 6·25전쟁"

10일 오전 달성공원 인근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대구시 중구지회에서 만난 최영린(93) 지회장은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던 전쟁 중 희생된 전우들이 이뤄낸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잊어선 안 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 개성 출신인 최 지회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이사하게 됐다. 서울 용산 육군본부 인근에서 식당을 시작한 어머니를 돕던 중 늠름한 군인들의 용맹한 모습에 반했다. 이후 그는 멋진 군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갑종 간부후보생 2기로 지원, 합격해 입교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입교는 무산됐다.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갑작스럽게 전쟁이 일어나면서 부산으로 피난을 가게 됐고 군사학교에도 입교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힘든 피난길에도 참 군인이 되겠다는 열정은 식지 않았다. 결국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그는 재시험을 통해 갑종 간부 후보생이 됐고, 6·25 전쟁이 한창인 1951년 10월 20일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소위로 임관했다.

각종 훈련과 교육을 받은 그는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군수물자와 병력을 보급하는 병참 임무를 맡아 6사단에 배치됐다. 이후 당시 최대 격전지인 강원도 철의 삼각지로 불렸던 금화지구 전투에서 총탄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선을 누비며 아군의 피해를 파악하고 지원했다.

이후 12사단 보급 과장으로 근무하며 속초지구 전투에도 참여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웠다. 그는 3군단에서도 산하 사단과 직할부대를 지원하는 보급창 분창장을 맡아 물품 보급을 위해 격전지 곳곳을 누볐다.

10일 오전 달성공원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린 6·25참전유공자회 대구시 중구지회 지회장이 전장에서 숨진 전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참배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10일 오전 달성공원 인근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린 6·25참전유공자회 대구시 중구지회 지회장이 전장에서 숨진 전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참배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지원부대이지만 격전지를 다니다 보니 함께 지원을 나갔던 동료가 포탄 파편에 맞아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했다. 전쟁 당시 함께 훈련하고 전장을 누볐던 250명의 동기생 대부분이 목숨을 잃어 30~40명 정도만 살아있다며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힘든 시절을 보낸 그는 1953년 7월 27일 휴전 후에도 군 생활을 이어갔다.

14년간 군에서 생활한 그는 1964년 7월 20일 육군 대위로 전역했다. 그가 군복을 벗은 지 44년만인 지난 2008년 9월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최 지회장은 현재 6·25전쟁 바로 알리기와 소중함에 대해 유치원생, 초, 중,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다양한 세대에게 교육하고 있다. 특히 호국정신을 함양하고 안보 의식을 제고해 전쟁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정확한 교육과 올바른 교육자료를 만들어 역사가 절대적으로 왜곡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함께 전장을 누볐지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전우들을 기리기 위해 전적지 순례나 호국원 참배 행사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최 지회장은 전쟁을 겪은 이들의 노고를 풀어주기 위한 잔치를 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대구시 참전자 보훈예우수당을 2배가량 늘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참전자들을 위해 10년간 수시로 쌀과 라면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전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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