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文+조국 직격 "한일관계 '죽창가' 부르다 망가져"

문재인, (뒤편)조국, 윤석열. 자료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뒤편)조국, 윤석열. 자료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권 도전 선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묶어서 직격하는 맥락의 언급을 했다. 앞서 조국 전 장관이 소개해 널리 알려진 '죽창가'를 언급,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에 대해 비판한 것.

▶이날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NHK 기자가 한일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묻자 윤석열 전 총장은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하는데 이념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 지금 한일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열악해졌으며 회복이 불가능해질 정도까지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전 총장은 "지금 정부가 정권 말기에 이걸 수습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 것 같다. 역사를 정확하게 기억하기 위해 그 진상을 명확히 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한일 관계는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실용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고 구체적으로 근거를 들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서 윤석열 전 총장이 언급한 '죽창가'는 2019년 7월 13일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죽창가는 동학농민혁명과 항일의병을 소재로 한 노래인데, 故(고) 김남주 시인이 노랫말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죽창가 노래 유튜브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시기는 청와대가 일본 정부의 일방적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처에 대한 강경 입장을 내비친 때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인 12일 전남 무안 한 행사를 찾아 원고에는 없는 내용인 "전남의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어 그 다음날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에 당시 방영된 동학농민운동 소재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회를 보다가 죽창가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고 썼던 것.

그래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페이스북 포스팅은 문재인 대통령의 예정에 없던 '이순신 장군과 열두척의 배' 발언에 이어지는 한일관계 관련 여론전의 일환으로 해석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2년 뒤 윤석열 전 총장이 당시의 맥락을 죽창가라는 단어를 언급해 불러들였다는 해석이다. 당시 대일 외교 기조를 비판, 정권 교체를 강조한 뉘앙스다.

이어 윤석열 전 총장은 NHK 기자 질의에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한일 안보협력, 경제·무역 문제, 이런 현안들을 전부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향후 관계를 회복하고 풀어가기 위해서는 한미관계처럼 한일관계도 국방·외무, 외무·경제 등으로 '2+2'나 '3+3'의 정기적인 정부 당국자 간 소통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윤석열 전 총장의 죽창가 언급을 두고는 당일 여권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우선 조국 전 장관이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2건의 관련 게시물(기사 소개 스크랩 1건, 유튜브 링크1건)을 게재하는 등 반응을 보였다. 조국 전 장관은 따로 코멘트를 덧붙이지는 않았다.

대권 경쟁 상대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한일관계를 이념에 사로잡혀 죽창가 부르다가 망가졌다고 했다. 그 대목에서 저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 역사인식의 천박함이, 그런 망발을 윤봉길 기념관에서 할 수 있는 무감각이 충격적이었다"며 "그의 선언문은 국민의 증오를 자극해 뭔가를 얻으려 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그런 정치는 지도자의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윤석렬 출마 선언은 보수에게 보내는 철 지난 공개구혼장'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근거 없는 비난 행위는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NHK 기자 앞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념편향적인 죽창가나 부른다는 망발이 대표적"이라며 "강제징용 판결, 위안부 합의로부터 비롯된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을 소재, 부품, 장비 자립화로 뚫고 나온 문재인 정부를 비아냥대는 것은 일부 토착왜구와 아베 정권 밖에 없었다. 오직 반문에만 몰두해 아직도 굴종적 한일관계에 매몰된 일부 극우식 역사 인식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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