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 '대구 100대 기업' 성적표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소용돌이가 몰아친 2020년 대구 기업의 실적을 보면 예상한 대로 부진했다. 전년 대비 100대 기업 매출 총액이 3.4% 감소하며 2년 연속 줄어든 데다 매출액 3천억 원 이상 기업 수도 2019년 29개사에서 23개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매출액 규모 또한 17개 광역시·도 중 11위로 여전히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대구 간판 기업들의 이런 초라한 성적은 대구 경제 나아가 대구의 현주소라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국내 100대 기업에 든 대구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은 대구의 초라한 현실을 반영한다. 2008년 66위에 올랐던 대구 매출 1위 기업 대구은행도 겨우 141위에 그쳤다. 게다가 전국 1천대 기업 매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대구 기업 비중을 보면 더욱 썰렁하다. 전국 1천대 기업에 포함된 대구 기업은 모두 17개로 전체의 1.7%이나 매출 비중은 고작 0.5%로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인천이 37개, 부산 29개, 울산 23개로 대구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대구 기업들의 각종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감은 더 떨어진다. 특히 지역 대표 업종인 자동차부품업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져서다. 2019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곳이 72%나 됐다. 대구 100대 기업에서 빠진 기업의 절반가량이 자동차부품업체라는 사실은 대구 제조업 현주소는 물론 일자리 상황 악화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반면 대구 1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17개사 중 건설업이 9개라는 점에서 대구 경제의 속사정을 엿보게 한다.
"대구 경제가 좋지 않다"는 말이 나돈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푸념이 계속 꼬리를 문다는 것은 이미 '고질'이 됐다는 뜻이다. 이제부터라도 변화와 성장의 디딤돌을 찾아야 한다. 이는 대구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구시와 기업, 시민이 함께 궁리하고 혁신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 언제까지 "대구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