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가운데, 이날 저녁 홍준표 국회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 달리고 있는 지지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최종 선출, 2위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의 반발이 나오며 두 후보 간 갈등 역시 이어지다 최근에야 봉합됐는데, 비슷한 모습이 국민의힘에서 1, 2위 성적을 받은 주자 지지자 간에도 나올 지, 호사가들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8분쯤 페이스북에 새 글을 올려 "이번 대선에서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대선 경선 현장에서도, 또한 앞서의 페이스북 글에서도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어진 이번 글에서는 홍준표 의원의 감정이 좀 더 짙게 드러난다.
그는 "비록 26년 헌신한 당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침을 당했어도"라는 표현으로 아쉬운 감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 당은 제가 정치인생을 마감할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알리면서 "모든 당원들이 한마음으로 정권교체에 나서 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조직에서 보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미인 '백의종군(白衣從軍)'이라는 표현과 역시 비슷한 의미 '평당원'이라는 단어를 쓴 것으로 볼 때, 홍준표 의원이 향후 구성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등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어 이 글에 달린 지지자들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절대 윤석열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희망이 없는 당이다, 전 미련 없이 버린다" "당장 탈당하고 싶지만 대표님(홍준표 의원은 자유한국당 대표 출신) 행보에 따라 움직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팀은 못하겠다" "차라리 안철수를 도와주는게 낫다는 생각마저 든다" 등의 반응은, 흡사 앞서 이재명 후보 확정 당시 2위로 탈락했지만 중도 사퇴 후보 무효표 처리 결과에 따라 이재명 후보와 결선 투표로 맞붙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의 반응과 닮았다.
"구태 틀딱 정당은 심판 받아야 한다" "도로 틀딱당 당원들은 대깨문 못지 않은 혐오 대상" "우리 2030은 이런 더러운 구태정당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6070만으로 대선이 될지 나는 모르겠다" 등의 반응은 청년층 지지자들의 언급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층이 정당 내 중장년층 이상이 중심인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20·30·40대 남성의 강한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같은 분위기는 대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내 청년층(20~40대)과 중장년 이상(50대 이상) 간 대립 구도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의 반감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곧 윤석열 후보가 취약한 20~40대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 지지층으로 흡수되기보다는,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묶이거나, 자칫 일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다른 정당 후보들에게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우의 수'도 제기된다.
다만 홍준표 의원은 이번 대선 경선 결과에 대해 분명히 승복 의사를 밝혔고, 해당(5일 오후 7시 8분 게재) 페이스북 글에서 "이 당은 제가 정치인생을 마감할 곳"이라며 '탈당' 가능성도 일축한 맥락이다.
결국 윤석열 후보 및 본인부터 청년 세대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홍준표 의원이 가진 젊은층 표심을 어떻게 흡수할 지가, 즉 지지층 모든 세대의 화학적 결합이 얼마나 완성도 높게 이뤄질지가 국민의힘 대선 체제 초반부의 중요한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윤석열 후보는 마침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20~40세대 표심을 어떻게 잡을지 묻자 "청년 세대의 지지는 홍준표 의원이 많이 받았으니 어떤 후보든 우리 당에 대해 청년 세대들이 지지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다. 계속 유지하고 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41분쯤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자신을 지지해준 2030세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의 절반(48.21%)에 이르는 지지를 받고도 낙선하는 희한한 선거도 있더라"며 "그러나 70%에 이르는 지지를 보내주신 2030의 고마움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욕도 이젠 더 먹지 않고, 더이상 진영 논리에 함몰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관조하겠다. 이제는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고 짧은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은 현재 홍 의원의 페이스북에서 보이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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