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일명 '서울시 바로 세우기'와 관련, 서울시와 더불어민주당이 재적 110석 중 99석으로 다수인 서울시의회 간 대립이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시장이 7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한 어조를 담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두고 전임 시장, 즉 故(고) 박원순 서울시장 시기 특정 시민단체들에 시민혈세가 집중된 '예산의 사유화'를 정책 수요자인 서울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오후 9시 26분쯤 '치열하지만 담담하게, 열정적이지만 논리적으로'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려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시 수탁단체와 보조금 수령단체에 대한 서울시의회 민주당의 배려와 비호가 도를 넘고 있다고 판단돼 몇 가지 분명히 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아울러 "저 역시 처음에는 부지불식간에 시민단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사전적으로 '시민단체'라 함은 사회나 시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활동하는 단체를 말하므로, 이런 본래적 의미의 시민단체와 구분하기 위해 서울시 위탁업무를 수탁한 단체, 보조금 수령단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미리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단체는 가능하면 나랏돈을 안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그래야 정부 정책에 매서운 비판을 가하는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고, 누가 봐도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건강한 시민단체든 급조된 단체든 수탁단체가 일단 나랏돈을 받으면 당연히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예산을 쓰는 단체의 의무이며, 당연한 책임이다. 서울시는 지금 이 당연한 일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평가 결과, 지원이 시작될 때부터 공정한 경쟁이 아닌 형태로 시작됐거나, 지나치게 특정단체에 편중되어 있어서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행안부(행정안전부) 지침에 어긋나게 위탁받은 단체가 보조금을 나누어주는 행태를 보이는 등 바로 잡을 일이 적지 않게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함에도 '시정의 사유화'라는 공격은 너무나도 모욕적"이라며 최근 서울시의회가 냈던 입장문(논평)을 가리켰다.
오세훈 시장은 "시정이 이미 사유화돼 있어 이제 바로잡는 것인지, 오 시장이 시정을 비로소 사유화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민 여러분이 내년 선거에서 해 주실 것"이라며 "만약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시정의 사유화라고 매도한다면, 이런 것을 우리는 '적반하장'이라 정의한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그런 단체들이 너무 많다고 판단돼 저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개선을 촉구하셨던 시의원님들의 수년간에 걸친 지적을 한데 모아 보도자료를 냈더니 이를 시의회에 대한 도발이라 하신다. 사과를 하고 대변인을 경질하라 하신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배포, 여기에 지난 시의회 회의록에서 발췌한 시의원 발언 100여개를 수록했다.
이에 반발해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행정감사를 일제히 중단했으나, 8일부터 행정감사를 속개할 예정이다.
이어진 글에서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는 과도한 감정적 표현으로 점철된 논평을 낸 시의회 대변인도 경질하시라고 요청하지 않는다. 도리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공인인 시의원님들의 시의회에서의 발언을 모두 속기록에 남기는 것은 사후의 활용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이다. 시민 누구라도 확인할 수 있고 비판과 인용이 가능해야 한다. 그 말씀들이 역으로 인용된다고 해서 도발적이라 표현하심은 매우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마음가짐이다. 아직도 인용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비판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 인용에 재갈을 물리려 하지 마시라"고 질타했다.
오세훈 시장은 "시장이나 시의원이나 모두 시민의 머슴임을 자임하며, 시민께 표를 청했다. 특정인이나 특정단체가 아닌 시민 모두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다짐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시민을 위해, 서울시를 위해 일하면서 과도하게 소모적 갈등으로 치닫기보다는, 상호 견제와 균형으로 건강한 긴장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시민께 대한 도리"라고 했다.
이어 "'어딜 감히'가 두 번의 시의회 논평을 접하고 제가 받은 솔직한 느낌"이라며 "이런 시의회 입장문을 보면 누구라도 그 마음가짐에 서글픔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산안 의결의 목줄을 쥐고 있고, 시의회의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계신 민주당 시의원님들께 묻는다"며 "수탁업무를 더 잘 할 수 있게 자극하고, 보조금을 더 아껴 쓰고 일 잘할 수 있는 단체를 찾아보려는 시도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이런 저의 문제 제기와 예산 감액이 시정의 사유화이고 폭주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시민들이 동의하실까. 임기가 1년인 시장으로서 바로잡을 수 있는 다른 효율적인 방법이 있는가"라고 재차 반문하면서 "치열하지만 담담하게, 열정적이지만 논리적으로 토론하며 예산의 잘못된 편성과 집행을 바로잡아 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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