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22 매일신춘문예 당선소감] 희곡·시나리오

2022 매일신춘문예 희곡·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김미리
2022 매일신춘문예 희곡·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김미리

그냥 좋아한다는 사실은 점점 소용없어졌습니다. 모든 과정이 유쾌하고 즐겁진 않았습니다. 매일을 부지런히 기억한 것도 아닙니다. 무념무상으로 보낸 하루가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란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똑같았을 거 같습니다. 좋아하다 가도 싫어하고, 그러다 어느 정도 참을 만해지면 결국 싫어하는 마음을 잊어버리는, 그런 식의 반복이었을 겁니다.

아직은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이란 건 날마다 다릅니다. 이유 없이 보상받는 기분은, 내일이면 지나갈 오늘치의 기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차피 무슨 일이든 똑같을 거라면, 조금 더 해보고 싶습니다.

힘든 시기 학교를 다니는 동안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쓴 것보다 더 깊이 읽고 이야기해주신 성기웅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했습니다.

박해성 교수님, 쓰고 싶은 생각 맘껏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시기 써낸 두서없는 글 덕분에 해소되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고선희 교수님,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과 따뜻한 응원 덕분에 힘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광화 교수님. 어떤 마음이든 그 마음을 당연히 여기게 되면 항상 생각합니다. 함부로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천천히 해보겠습니다. 여전히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늘 감사합니다.

밀린 말이 많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야 떠오를 말들을 생각하며 앉아 있는 하루를 연장하고 싶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입니다.

◆김미리

1993년 서울 출생

서울예대 극작과 졸업예정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