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1월 한 달간 석탄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국내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니의 수출 제한이 글로벌 석탄값을 밀어 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산업계의 타격도 커질 전망이다.
4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인니 에너지광물자원부는 전기 수요 증가로 전력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며 오는 31일까지 발전용 유연탄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인니가 우리나라의 주요 석탄 수입선이라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석탄 수입(7천만t) 중 인니산이 20%로 호주(49%) 다음으로 많다.
다만 이번 수출 제한이 당장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달 수입 예정이던 인니산 수입석탄 중 55%는 이미 현지에서 선적 및 출항돼 국내에 정상 입고될 예정인데다 발전업체들이 보통 겨울철에는 필요한 석탄을 미리 확보해두기 때문이다.
발전 공기업 관계자들은 모두 "일반적으로 장기 계약을 맺는 데다 겨울철은 특히 석탄 수급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어 당분간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전력 수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에서 가장 큰 석탄 수요처 중 하나인 대구염색산업단지 또한 석탄 공급 제한에 따른 문제는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석탄 가격이 올라 석탄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말 석탄 수입을 위한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주로 중국, 러시안산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문제가 길어진다면 국가 간 석탄 확보 경쟁 과열로 인한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연탄 가격 상승에다 요소수 부족 사태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시멘트업계는 이번 일로 유연탄 가격이 더 오를 경우 시멘트와 레미콘 등 연쇄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과 요소수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감안해 다음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18%가량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에 7년 만에 5.1%를 인상 이후 7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 수요처인 레미콘사 등이 반발하고 있어 인상률이 최종 얼마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시멘트사들의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요소수 사태'가 초래한 국내 피해를 의식한 듯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산업부는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조치 대응반'을 구성하고, 에너지 유관 기관 및 해외공관과 협조하며 석탄·전력 수급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관련 기관 및 해외 공관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석탄 및 전력 수급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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